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더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과 결합한 탠덤 태양전지의 에너지 효율이 30% 이상을 기록하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미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현재 상용화된 소재인 실리콘을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달성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한계도 뛰어 넘었다.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EPFL)와 독일 헬름홀쯔 베를린 재료에너지센터(HZB) 연구진은 6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이용해 30% 이상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스테판 드 울프 HZB 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 효율이 30%를 넘어서면서 고성능, 저비용의 태양광 발전이 가능해진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정 물질이 아닌 광물이 이루는 구조를 말한다. 어떤 종류의 광물을 조합하는지에 따라 햇빛을 흡수하는 능력에 큰 차이가 나타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만드는 제작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해 3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만큼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내기 어렵고, 내구성이 취약해 여전히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실리콘 태양전지는 에너지 변환 효율의 이론적 한계인 29%에 거의 근접했으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0%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의 장점을 결합한 탠덤 태양전지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리콘은 적외선과 적색광 영역을 잘 흡수하는 데, 그 외 영역인 청색광을 잘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소재를 결합하면 에너지 변환 효율의 이론적 한계는 33%까지 늘어난다.

탠덤 태양전지가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두 소재를 이동하는 빛과 전류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EPFL 연구진은 피라미드 형태로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방식으로 탠덤 태양전지를 만들었다. 인산 첨가제를 사용해 페로브스카이트의 구조가 실리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그 결과 1.17㎠ 면적에서 에너지 변환 효율 31.2%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HZB 연구진은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 사이에 이온성 액체인 ‘요오드화피페라지늄’을 처리하는 전략을 사용해 에너지 변환 효율을 더욱 끌어 올렸다.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 사이를 오가는 전자가 이온성 액체를 통해 손실 없이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세 종류의 할라이드 작용기를 가진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해 넓은 영역의 파장의 빛을 흡수 할 수 있도록 했다. HZB 연구진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32.5%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보여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름을 올렸다.

두 곳의 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30% 이상 기록하면서 페로브스카이트가 상용화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를 대면적으로 구현했을 때도 높은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울프 연구원은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가 단독으로는 이루지 못할 수준의 에너지 변환이 탠덤 태양전지를 통해 가능해졌다”며 “다만 현재까지는 좁은 면적에서만 가능한 수준으로 대면적으로도 연구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g0091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f5872

Science,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i6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