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의 미래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용화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탄소 중립에 태양광 에너지가 필수적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과학기술계는 값싸고 활용도가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K-솔라’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조선비즈를 만나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개발에 한국이 최고의 기술을 가졌다”며 “경쟁국이 선점하기 전에 전략적으로 산업화하고 수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최근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은 전 세계 태양광 패널 설치 추이와 발전 비용을 분석한 결과, 2050년에는 태양광 발전이 전 세계 에너지원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양광 에너지가 성장하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시장 규모는 2024년 2억7100만 달러(3639억8010만원)에서 2028년 22억6800만 달러(3조461억5080만 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70.1%에 달한다.
일본은 올해 4월 제시한 재생에너지 로드맵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상용화를 준비하는 도시바·파나소닉 등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양산 체계를 빠르게 구축해 기업들의 수출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폴리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섞는 ‘탠덤 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8월 발표한 ‘첨단 재료산업화 중점 발전 지도 목록’에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명단에 올리고 태양전지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도 2021년 제시한 ‘탄소중립 핵심기술 로드맵’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넣어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전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수출 전략은 없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태양광 발전은 2050년 예정인 넷제로(탄소 중립) 달성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최근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처럼 태양광 발전도 수출을 목표로 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가격 경쟁력 위주의 전략으로 가기 때문에, 한국은 기술력을 선점하고 ‘K솔라’ 산업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