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유치 추이. /보건복지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 수가 117만명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진료 과목 중 ‘피부과’가 1위인데, 특히 대만, 일본, 중국, 미국 환자의 방문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117만명으로 전년 61만명 대비 93.2%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으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상태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를 집계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환자 수가 처음 1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정부가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9년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09년부터 16년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누적 505만명에 이른다.

국내 방문 외국인 환자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급감했다가 회복 단계를 거쳐 다시 증가세다. 2019년 49만명이던 외국인 환자 수는 2020년 12만명으로 줄었다가 이후 2022년 24만명, 2023년 61만명, 2024년 117만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202개국의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찾았는데, 국가별로 일본·중국·미국·대만·태국 순으로 많았다. 일본·중국이 60%(70만2000명)를 차지했고, 미국 8.7%(10만2000명), 대만 7.1%(8만3000명)이 뒤를 이었다. 권역별로 동아시아권 환자의 방문 비중이 69.3%로(81만명) 가장 많았다. 그다음 미주 10.0%(11만7000명), 동남아시아 9.6%(11만2000명) 순이다.

전년 대비 환자 수 증가율은 대만(550.6%)이 가장 높다. 뒤이어 일본(135.0%), 중국(132.4%) 순이다. 복지부는 “피부과를 방문한 환자 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피부과 진료가 70만5000명으로 전체 진료 과목 중 56.6%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 성형외과(11.4%), 내과 통합(10.0%), 검진센터(4.5%)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하면, 피부과(194.9%), 한방 통합(84.6%), 내과 통합(36.4%) 순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복지부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호감도 상승이 국내 피부과·성형외과 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의료서비스 해외 인식도 조사에서 한국 화장품 산업이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국가 19개국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외국인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높은 호감도가 우리나라의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많이 방문하게 된 이유로 추정된다”고 했다.

2023~2024년도 진료과별 외국인 환자 현황(단위 : 명, %).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의원(82%)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대학병원을 집단 퇴사하며 의정 갈등이 이어졌는데, 의원을 이용한 외국인 환자 수는 전년보다 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이 기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을 이용한 환자는 전년 대비 138.4% 급증했다. 한의원(113.2%), 치과병원(24.7%)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은 전년 대비 각각 14.4%, 7.6%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전체 외국인 환자의 85.4%인 100만 명을 유치했다. 다음 경기(4.4%), 부산(2.6%), 제주(1.9%), 인천(1.8%) 순으로 나타났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정부가 2023년 5월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 발표를 통해 제시한 2027년 달성 목표였던 ‘70만명 외국인 환자 유치’를 지난해 조기 달성했다”며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은 의료와 관광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확대하고, 현장 체감형 법·제도 정비를 지속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환자 유치로 인한 우리 국민의 의료 공급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모니터링도 병행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