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의 한 보건지소가 비어 있다. 지역 보건지소에서 주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들이 최근 직무 교육을 거부하고 현역병 복무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뉴스1

올해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신규 배치를 앞둔 예정자들이 직무교육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직무교육을 포기하고 공보의 대신 현역병으로 복무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의료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다.

2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과 공보의로 선발된 훈련병 248명을 대상으로 희망배치지역을 조사하려 했으나 반발로 무산됐다.

공보의 훈련병들은 희망지 조사 결과가 훈련 종료 후 이뤄져야 하지만, 훈련소에서 갑작스럽게 조사를 시작한 것에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공보의 훈련병 사이에 직무교육을 받지 않고 현역병 복무를 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배치 작업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공보의 훈련병들은 일반적으로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직무교육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희망지를 조사해 추첨하고, 이후 세부 배치를 한다.

공보의 훈련병들이 공보의 대신 현역병으로 입영하는 것을 택하려는 이유는 복무 기간 때문이다. 공보의 기간은 36개월로 현역병의 2배에 달하고, 도서 지역 등 오지에서 근무하는 비율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대생 신분으로 현역 입대하는 경우가 계속 늘고 있다. 신규 편입 의과 공보의는 2017년 814명에서 지난해 255명으로 계속 감소했다.

올해의 경우 작년과 비슷한 250명을 선발했는데,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사직한 전공의들이 대부분인 만큼 현역병 입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상자들은 법무법인으로부터 직무교육 거부를 통해 현역 입영이 가능하다는 법률 해석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공보의 공백을 막기 위해 직무교육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장 직무교육 대신 온라인교육을 하면 ‘불참’이나 ‘거부’를 명시적으로 이행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희망지 조사 등을 다시 추진하고 지자체와 배치 협의를 거쳐 내달 초 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직무교육을 거부하고 현역병 입영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법령 개정에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