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과 유전적 요인에 따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가슴을 움켜쥐는 직장인의 모습. /뉴시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장기 추적 조사에서 환경과 유전 요인에 따라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새로운 한국인 맞춤형 심혈관질환 위험도 예측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유전학의 개척자들’(Frontiers in Genetics)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한국인 10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심혈관 질환은 유전적 요인과 나이, 생활 습관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생긴다.

보건연구원은 7612명을 17년 동안 추적 조사한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 연구를 활용해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를 조사했다. 연구원은 흡연처럼 심혈관 질환에 좋지 않은 생활 습관이나 만성질환이 있어 10년 이내 심혈관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7.5% 이상인 임상 고위험군과 그렇지 않은 저위험군을 나눈 후 유전적 요인에 따라 다시 저위험군, 중위험군, 고위험군으로 구별해 복합적 발병 위험도를 파악했다.

유전적 위험도 및 임상 위험도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률/국립보건연구원

그 결과 임상 고위험군에 들어가는 사람은 저위험군과 비교해 심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이 3.6배 높았다. 여기에 유전적 요인도 고위험군인 사람은 발병할 위험이 최대 5배까지 늘어났다. 생활습관이 나쁘지 않은 저위험군이라도 유전적 고위험군이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최대 1.5배로 높아졌다.

임상 고위험군은 미국심장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분했다. 미국심장학회는 흡연, 비만 같은 생활 습관과 질환에 대한 임상 정보를 이용해 심혈관 질환 10년 내 발병 위험 예측 도구를 개발했다. 이 도구를 통해 임상 고위험군으로 파악되면 고혈압 치료제와 같은 약물을 처방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권고한다.

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8000명 가까운 한국인을 17년 동안 추적한 정보를 활용한 첫 연구”라며 “한국인의 임상 위험도에 유전 정보를 통합해 심혈관 질환의 예측 정확도를 높인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개인의 유전체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번처럼 빅데이터(대용량 정보)를 기반으로 심혈관 질환을 비롯한 많은 만성질환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Frontiers in Genetics(2024), DOI https://doi.org/10.3389/fgene.2024.1364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