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통한 혈액 체외 생산 과정을 소개하는 그림./아트블러드

헌혈 인구가 줄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혈용 혈액이 부족해지자 각국이 혈액 대체제 개발에 나섰지만, 대량 생산이 어렵거나 제조 공정이 복잡해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국내 바이오기업이 줄기세포를 활용한 수혈용 혈액을 체외에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국내 체외 생산 혈액 개발사인 아트블러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 혈액 생산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인 ‘세포·발달 생물학 프론티어’에 게재됐다고 28일 밝혔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피부세포처럼 다 자란 성숙한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넣어, 미성숙한 줄기세포로 되돌린 것이다.

아트블러드는 한양대 의대 진단혈액학과 교수인 백은정 대표가 2022년 창업했다. 백 대표는 줄기세포에 TAL1이라는 특정 유전자를 도입해 적혈구를 체외에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아트블러드는 이번 연구에서 적혈구 생산에 필수적인 TAL1 유전자의 과발현이 줄기세포에서 적혈구로 분화하는 과정에 어떻게 촉진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TAL1을 활성화하면 조혈세포 형성 복합체(HCFC)가 증가하고, 조혈 관련 유전자 발현이 촉진되며 적혈구 생성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 대표는 “이번 연구는 TAL1이 줄기세포를 활용한 조혈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체외에서 적혈구를 대량 생산할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아트블러드는 골수에서 혈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외에서 구현하는 ‘바이오블러드’ 기술을 독자 개발해 왔다. 지난해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바이오블러드의 대량 생산 공정 개발에 한창이다. 올해는 글로벌 파트너 협업 추진을 목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2021년 ‘인공혈액 개발 R&D·생산 역량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수혈용 혈액 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미국, 일본 등도 관련 기술 확보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수혈용 혈액 시장은 2022년 47조원에서 2030년 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참고 자료

Frontiers in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2025), DOI: doi.org/10.3389/fcell.2025.1474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