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가 25일 오전 10시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셀트리온

서진석 셀트리온(068270) 대표이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3조5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부터 미국 내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 목표 매출액 7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서진석 대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이다.

이날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매출액이 360억원에 그친 데 대해 항의했다.

이에 서진석 대표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 등록, 병원 협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며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며 “현재 유럽 시장에서는 5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부터 미국에서도 확실한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짐펜트라는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를 자가 투여할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레미케이드는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미국에 짐펜트라를 출시했다. 출시 당시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매출 목표를 5000억~6000억원대로 제시했다. 그러나 매출은 366억원에 그쳤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목표치의 10% 수준밖에 안 나온 이유를 설명해 달라”며 항의했다. 서 대표는 “짐펜트라 출하량은 올해 들어 두 배 증가하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국내외 정세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약속한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답했다.

서정진 회장도 앞서 지난 1월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에서 올해 전체 매출액 5조원, 짐펜트라 매출액 7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미국 보험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3대 PBM과 모두 등재 계약도 체결해, 올해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서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불참해 서진석 대표가 작년에 이어 의장 자격으로 주총을 이끌었다. 서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에 선임된 후 경영 일선에서 신약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서정진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이달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서 회장은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서 대표는 “서 회장은 셀트리온 설립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해외 직판체계 구축 등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지난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뚫고 성장을 이뤄냈으며 올해는 퍼포먼스(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주주들은 서 회장의 재선임에 조건을 제시했다. 오윤석 셀트리온 주주연대 대표는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약속 미달성으로 경영진들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커지고 있다”며 “서 회장은 앞으로 달성 가능한 수치만 언급하고, 목표 매출 5조원과 짐펜트라 7000억원의 90%를 올해 달성하지 못할 경우 책임 있는 결단을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