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Pfizer)의 20가 폐렴구균백신 ‘프리베나 20′이 정부의 ‘필수예방접종 국가지원사업(NIP)’ 대상에 신규 진입할 전망이다. 20가는 폐렴구균 20가지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예접위)가 영유아 20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의 NIP 도입에 동의했다. 이번 예접위 대면 회의에 위원 15명 중 12명이 참석했다.
NIP는 정부가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 등을 대상으로 백신 무료 접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백신 기업 입장에서 NIP 진입 여부가 국내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NIP 도입에 주력한다.
예접위는 이번 심의를 통해 20가 백신의 ‘교차 접종’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영유아 대상 폐렴구균백신은 총 4회 접종해야 한다. 생후 2, 4, 6개월에 기초 접종을 3회하고, 생후 12개월~15개월 사이 추가 접종 1회를 진행해 총 4회 접종해야 한다.
원칙은 한 종류 백신을 4회 밎는 것이다. 예접위는 이번에 13가 백신으로 기초 접종을 완료한 경우 추가 접종에 20가 백신으로 교차 접종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예접위 논의를 거친 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 보건 당국이 NIP 도입을 최종 결정, 발표한다. 정부의 NIP 도입 최종 발표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폐렴구균은 폐렴의 주 원인이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노인이 폐렴구균에 감염되면 위험하다. 국내에서 연간 2만2000명이 폐렴으로 사망한다. 백신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화이자와 미국 머크(MSD)가 경쟁하는 구도다. 2014년 화이자의 13가 백신 ‘프리베나 13′이 NIP에 먼저 진입했다. 그러다 2024년 4월 MSD의 15가 백신 ‘박스뉴반스’가 새롭게 NIP에 도입되면서 화이자의 독주 구도를 깼다.
이번에 다시 화이자가 기존 13·15가 백신보다 예방 범위를 더 넓힌 ‘프리베나 20′으로 NIP 문을 두드린 것이다. 이번 예접위에서 영유아 대상 20가 폐렴구균백신 NIP 도입이 사실상 통과된 만큼, 국내 백신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의사, 보호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다.
MSD는 경쟁사의 백신 출시와 NIP 도입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MSD는 경쟁사 백신의 NIP 도입 시행 전 영유아 백신 접종률을 높이려는 홍보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MSD 관계자는 “15가 백신은 13가 접종 횟수와 상관없이 교차 접종이 가능한 반면, 20가 백신은 4회차에만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