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5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5구역)이 이달 중순 시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두차례의 입찰에서 경쟁이 성립되지 않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시공사를 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홀로 입찰에 참여해온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DL이앤씨가 시공하게 되면 이 지역은 ‘아크로’ 브랜드의 단지가 형성된다.

한남5구역은 이달 중 시공사를 선정한 후 5월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정비계획안을 확정한 후 6월 용산구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 중에서 한강과 접하는 면적이 가장 넓은 구역이다. 경사지가 포함된 다른 구역과 달리 대부분 평지로 구성된 점도 한남5구역의 강점이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남뉴타운 전경.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오는 15일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다. 한남5구역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원 18만3707㎡에 지하 6층~지상 23층, 51개 동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 업무시설(오피스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지난해 5월과 7월 두 차례의 현장설명회와 입찰을 진행했지만 두 차례 모두 DL이앤씨 홀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합은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조합 관계자는 “1, 2차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던 11개 건설사에 15일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며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 중 한 곳을 정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 건설사들이 이미 다른 한남뉴타운 구역을 선점한 상태여서 그동안 5구역에 공을 들여온 DL이앤씨의 시공계약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020년 6월 한남3구역은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디에이치 한남’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2022년 11월에는 한남2구역이 대우건설(한남 써밋)을, 지난 1월에는 한남4구역이 삼성물산(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각각 시공사로 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인근 지역 한남뉴타운을 한곳씩 시공하기로 해서 5구역에 다시 입찰을 들어가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한남5구역이 ‘아크로’ 브랜드의 DL이앤씨로 시공사가 확정되면 한남뉴타운 2~5구역은 삼성물산, 대우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한 곳씩 나눠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한편, 한남5구역은 오는 5월 31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정비계획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조합은 정비계획안이 정해지면 6월 중 용산구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내년 분양신청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쳐 2027년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한남 5구역은 한남뉴타운 중 가장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지역이 넓고 남산으로 인한 고도제한 규제 적용도 비교적 적게 받아 건폐율이나 용적률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이라며 “한남뉴타운의 노른자위 땅이라 재개발 이후 가치가 기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