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3단지’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해 정비계획안을 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통기획 자문 방식은 일종의 패스트트랙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서울시가 정한 전문가 자문을 나눠 받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정비계획이 정해지고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하다.
다음 달 중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한 후 정비계획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단지가 속한 지역을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용도지역을 높이고 용적률을 상향해 줄 계획이다. 상계주공3단지는 준공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상계동 일대 중에서도 가장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서울지하철 4‧7호선 노원역과 붙어 있는 곳으로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다. 상계고등학교가 단지와 붙어 있는 점도 강점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계주공3단지 소유주들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신청을 위한 동의서(최소 동의율 30%)를 모았다. 또 정비업체를 통해 정비계획안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정비계획안이 완성되면 이 안을 갖고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 자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상계주공3단지 관계자는 “3월 중 노원구를 통해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1년 도입된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직접 계획안을 제안하고 향후 사업시행계획까지 신속하게 인허가를 지원하는 제도로 보통 5년 정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신통기획은 기획방식과 자문방식으로 나뉜다. 기획방식은 공공이 주도하는 반면 자문방식은 지구단위계획 또는 주민제안(안)이 마련된 지역의 기획설계 절차를 생략하고 서울시의 자문을 받아 정비계획을 입안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속통합기획 자문은 정비계획을 정하는 절차가 간소화돼 신속한 재건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상계주공3단지는 1987년 준공한 단지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 730-2번지 일대에 26개 동, 최고 15층, 2213가구로 조성됐다. 현재는 용적률은 178%며 2023년 5월 노원구로부터 정밀안전진단 재건축 확정(E등급)을 받았다.
상계주공3단지가 속해있는 지역은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용적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은 2000년대 초반 조성된 ‘상계 1‧2단계 택지개발지구’에 속하는 곳이다. 서울시는 이 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재건축을 전제로 현재의 3종 일반주거지역을 복합정비구역으로 정하고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400%까지 허용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의 지구단위 계획 재정비에 관한 결정 고시는 아직 나지 않은 상태다.
건설업계에선 입지와 용적률 등이 대체로 좋아 재건축의 사업성이 긍정적이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대지지분이 낮아 재건축의 사업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원역과 가깝고 서울에서 얼마 안 남은 저층 대단지이기에 사업성은 비교적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도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다 노원역 역세권의 이점을 누릴 수 있고 용적률이 100%대로 낮은 점 등을 고려하면 대형 건설사들도 시공에 관심을 가질만한 단지”라고 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대표는 “대지지분이 낮아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용도지역 종 상향을 해줘도 이에 대한 대가로 기부채납이 늘어나면서 소유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