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청년층 주거를 지원하기 위해 모집하는 ‘청년매입임대주택’ 사업에서 70% 가까운 지역이 모집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매입임대주택은 정부의 주거안정 정책의 하나로 공공기관이 싼값에 주택을 매입해 저렴한 임대료로 청년층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GH,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청약 대상과 입주 조건 등도 같다.
GH는 지난해 말 전세가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최장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한다고 공고하고 지원자를 모집했지만, 경기도 내 18개 지역 중 12개 지역에서 지원자를 다 채우지 못했다. 인기가 높은 일부 지역을 포함한 최종 경쟁률도 1.25대 1에 그쳤다.
LH가 경기도 내에서 제공한 청년매입임대주택 모집의 경쟁률은 평균 58대 1의 경쟁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GH가 공급한 주택 중에는 LH가 경기도 내 제공한 주택과 같은 지역에 있는 곳도 많다. 일부 지역은 동이 다르지만, 1㎞ 이내에 위치한다.
7일 GH에 따르면 2024년 2차 청년매입임대주택 신청을 받은 결과 경기도 내 18개 공급 지역 중 12곳이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해 경쟁률 1대 1에도 못 미쳤다.
이와 관련, GH는 “주택 공급 수보다 3배수 많은 예비입주자까지 모집인원에 반영해 경쟁률을 반영했고 예비입주자를 제외한 주택 공급 수와 모집인원으로 산출한 경쟁률은 평균 10대 1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시‧동별로 보면 수원시 고색동이 22명 모집에 10명이 지원해 경쟁률 0.45대 1을 기록했다. 배곧신도시가 조성된 시흥시 배곧동(경쟁률 0.77대 1)과 평택시 서정동(경쟁률 0.2대 1), 고양시 주교동(경쟁률 0.6대 1) 등도 입주자를 채우지 못했다. GH가 총 321명을 모집했는데 402명이 지원해 전체 평균 경쟁률은 1.25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다산신도시가 조성된 남양주시 다산동으로 10명의 입주자를 모집하는 데 50명이 지원해 경쟁률 5대 1을 기록했다.
이번에 모집이 끝난 2024년 2차 청년매입임대주택은 지난해 11월 28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사업이다. 대학생, 대학교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중퇴한 지 2년 이내 취업준비생, 19세 이상 39세 이하 중 어느 조건에라도 해당하면 지원할 수 있다. 최초 2년 계약하고 4번 재계약을 할 수 있어 10년까지 살 수 있는 조건이다.
이례적인 것은 경기도 내 LH가 공급한 청년매입임대주택에는 청년들이 몰린다는 점이다. LH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4차례 청년매입임대 입주자를 모집했다. 경기도에는 총 1152가구를 공급했는데 6만6765명이 지원해 평균 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H와 GH가 제공한 주택의 입주 지역 차이도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GH는 평택시 서정동에 25명의 입주자를 모집해 5명(경쟁률 0.2대 1)만 지원했다. 이 지역은 LH가 청년매입임대주택으로 공급한 신장동과 800m에 불과한 곳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는 보다 잘 알려진 청약플러스를 통해 쉽게 청약할 수 있는데 반해 GH는 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청약을 해야 하고 한번에 공급되는 주택 수도 LH가 GH 보다 많기에 경쟁률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GH에서 청년매입임대 주택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청년들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것도 청년들의 저조한 지원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