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오는 16일 더불어민주당의 ‘에너지간담회’를 주목하고 있다. ‘원전’을 새로운 먹거리로 택한 대형건설사들은 야당이 ‘탈원전 기조’를 이어갈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6일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에너지 믹스 대책 간담회’를 연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중소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조정안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당초 이재명 대표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상 참석이 불가능해졌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만 모여 비공개로 ‘탈원전’ 관련 회의를 열었다.

탈원전 정책으로 건설이 중단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3·4호기 예정지.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탈원전 기조’에서 다소 선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당론을 번복하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가상화폐 과세(코인세) 시행 유예’ 카드를 꺼냈다. 또 지난해 10월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유세과정에서 원전을 언급하며 “정치는 원칙만 따져서는 안 된다. 영광 원전이 내년까지가 기한이더라도 안전하고, 주민들 동의가 있으면 가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민주당의 ‘에너지 간담회’에서 어떤 입장이 나올 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은 원전과 관련한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팀코리아’로 참여 중인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은 오는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또 대우건설은 올해 아랍에미리티(UAE) 바라카 원전 5·6호기, 사우디 LNPP 원전 수주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조원 규모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8호기 ESC 설계공사를 따냈다. 올해 말에는 이곳의 본사업 수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미국의 플루어, 뉴스케일, 사전트 앤 룬디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3개사와 루마니아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의 기본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전 사업은 건설, 운전, 가동연장, 폐기물 처리, 해체까지 먹거리가 상당히 많은 사업”이라면서 “야당이 탈원전 기조를 탈피한다면 국내에서도 물론 해외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