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가 4년 전에 비해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중소 건설사는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해 이미 부도나 폐업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12일 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악화했다.

건산연은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건설사들이 큰 재무적 위험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2년 이후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를 보면 지난해 11월 130.26을 기록했다. 이는 공사비가 크게 오르기 전인 2020년 11월(100.97)과 비교하면 29.0% 오른 것이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 물가 변동 분석의 기준이 된다. 건설 공사에 들어가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 공사비에 생산자 물가 지수와 같은 관련 경제 지표를 반영해 가공한 수치다.

2016년 11월(87.93)부터 2020년 11월까지 건설공사비지수가 4년간 14.8% 오른 것과 최근 4년(2020년 11월~2024년 11월)간 공사비 상승률(29.0%)을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건산연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사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중소·중견 건설 기업의 경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지역 중소 건설 기업은 부도나 폐업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 제외)는 29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86.2%(25곳)는 지방 소재 기업이었다.

건산연 관계자는 “올해는 원자잿값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여전히 공사비 상승 요인이 많다”며 “건설공사비 안정화를 위한 시의성 있고 효과적인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