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건설업계 전반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사비 인상 여파에 이어 이-팔 전쟁으로 시멘트 등 건설 핵심 원자잿값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멘트 값이 최근 인상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재차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 의왕시의 시멘트 유통기지. /뉴스1

2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유연탄 가격은 톤당 94.4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이미 전월 평균 대비 5.87% 오른 수치지만 이-팔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실제로 이-팔 전쟁 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승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0.3%(0.25달러) 상승한 배럴당 89.90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1.2% 하락한 뒤 이날 86.66달러에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통상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유연탄 가격이 함께 오른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연료다. 따라서 이는 곧 시멘트 가격 상승 압박 요인으로 연결된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하면 국내 건설시장에도 원자잿값 파동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멘트 값은 최근에도 올랐다. 쌍용C&E는 한국건설자재직협의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과 최근 시멘트 공급가를 톤당 11만2000원(6.9%)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아세아시멘트도 이달부터 톤당 10만5300원에서 11만8000원(12.0%)으로 시멘트 공급가를 올렸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 인상 때도 협상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게 정말 최근의 일이다”라면서 “만약 이-팔 전쟁을 이유로 또 인상을 하게 되면 반발이 만만찮을 것이어서 고민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팔 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전망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팔 전쟁으로 시멘트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면 이는 직접적 영향보다는 유가 반등으로 인한 간접적 영향”이라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거푸집 등을 만드는 알루미늄 등을 그 지역에서 우리나라로 수입하기 때문에 공사비 등에 직접 영향이 있었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석유 산업과는 관련성이 적기 때문에 원자잿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