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기로 결정하며, 인근 용산공원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무엇보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국방부) 주위 미군기지 반환이 예정돼 있다”면서 “신속하게 용산공원을 조성해 국방부 청사를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국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신속한 공원 조성을 언급함에 따라, 이 부지와 맞닿아 있는 용산공원 조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공원으로 추진되는 용산공원은 용산 미군기지의 경기 평택 이전으로 반환되는 부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원칙에 따라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사업이다. 국회가 2007년 용산공원 특별법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2011년 정부가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을 처음으로 수립해 체계적인 공원 조성의 기반을 닦았다.
당초 정부는 미군으로부터 전체 용산기지를 2016년까지 넘겨받는다는 가정하에 2027년 용산공원을 개원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한미 간 협의에 따라 기지 반환 일정이 미뤄지자 작년 말 목표를 수정했다. 기지 반환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반환 후 7년 이내에 공원 조성을 완료해 개원한다는 목표다.
정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는 21만8000여㎡로, 전체 면적(203만㎡)의 10%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열린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 간 협의에서 미국 측은 메인포스트 2개 구역과 사우스포스트 1개 구역 등 총 16만5000㎡를 추가 반환하고, 올해 상반기 내 전체 면적의 4분의 1가량인 50만㎡까지 반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반환된 부지에 대해 오염정화 등 과정을 거쳐 단계별로 공원으로 개방한다는 계획이지만, 윤 당선인의 이날 발표로 국방부 인근 부지에 대해서는 공원 조성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인수위는 이날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 직후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용산 집무실은 동측면과 남측이 용산공원과 접해있다”면서 “이 지역을 국민과의 소통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취임 직후 관저로 한남동 공관을 사용하고 관저 신축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장기적인 구상으로 “용산공원이 우리에게 반환이 되면 그쪽에다가 미국 워싱턴에 있는 블레어하우스(영빈관) 같은 것을 건립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관련 시설이 용산공원 부지에 들어서는 방안은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 수정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과 관련해 아직 인수위로부터 통보받거나 협의한 사안은 없다”면서 “공원계획 변경 등과 관련한 사안이 생긴다면 용산공원추진위원회에서 검토를 거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