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에서 오피스텔의 인기가 돋보이는 가운데, 경기 시흥·안산시 소재 시화 MTV(멀티테크노밸리) 인근에선 오피스텔 청약이 참패를 거듭하고 있다.

시화 MTV 개발사업 현황도.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1일 당첨자를 발표한 안산시 성곡동 ‘시화 MTV 아티스큐브’ 오피스텔은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총 594실 모집에 75명이 신청해 519실이 미분양으로 기록됐다. 경쟁률은 0.13대 1이다.

최근 오피스텔 청약 열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시화 MTV 인근에선 올해만 7번이나 연속으로 기록된 참패다. 올해 시화 MTV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7개 단지가 모두 경쟁률 0.2대 1을 넘기지 못했다. 오피스텔의 무덤이었던 셈이다.

시화 MTV는 자연환경과 첨단산업이 결합한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개발을 맡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3.4배에 달하는 9.995㎢(약 302만평)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해 첨단·벤처 업종을 유치하고, 시화호 수변공간을 활용해 관광·휴양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이다. 그러나 아직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으며 오피스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앞선 지난 8월 분양한 성곡동 ‘중앙하이츠 마레’는 672실 모집에 88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0.13대 1에 그쳤다. 지난 6월 분양한 성곡동 ‘시화 MTV 마리나큐브’도 594실 모집에 52명만 신청해 542실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경쟁률은 0.09대 1이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 5월 분양한 성곡동 ‘웅신미켈란의 아침’이 흥행에 참패했다. 456실 모집에 19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0.04대 1에 그쳤다. 지난 2월 성곡동에서 분양한 ‘스마트캐슬3.0′도 300실 모집에 13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0.04대 1에 불과했다. 같은달 분양한 성곡동 ‘더스테이’도 300실을 공급했지만 단 19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0.06대 1에 그쳤다.

지난 1월 성곡동과 바로 맞닿아있는 시흥 정왕동에서도 ‘거북섬 더웰’ 782실이 분양에 나섰지만 단 14명만 청약을 신청했다. 경쟁률은 0.02대 1이다.

이같은 청약 참패는 최근 오피스텔의 전반적인 인기 상승과 대비된다. 리얼투데이가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총 2만1594실 모집에 26만3969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12.22대 1이었다. 이는 2019년 1만2697실 모집에 3만9481명이 접수해 3.11대 1을 기록했던 것보다 4배가량 높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화 MTV 인근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인근 시화공단 수요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지하철역에서 멀어 오피스텔 주 수요층인 1~2인가구가 관심을 갖기는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면서 “비역세권인 데다, 단기에 오피스텔이 많이 공급된 영향으로 경쟁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