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17일 경제2분과, 사회·복지·문화분과,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과 대변인 인선을 발표하면서 인수위원 인사를 마쳤다. 윤 당선인 선출 8일 만으로 인수위는 이번 주중에 전문위원 및 실무위원 인사까지 마무리하고 현판식을 열 예정이다. 윤 당선인 측은 인사 원칙에 대해 “도덕성을 기반으로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라고 설명했지만,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청년’ 인사가 없었고, ‘여성’ 인사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6일 저녁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절반에 가까운 서울 출생·서울대 출신…尹 출신지 충청 인사는 ‘0′명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경제2분과에 이창양(간사)·왕윤종·유웅환·고산 위원을, 과학·기술·교육분과에 박성중(간사)·김창경·남기태 위원을, 사회·복지·문화분과에 임이자(간사)·안상훈·백경란·김도식, 대변인에 신용현 위원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한 기획·조정분과, 경제1분과, 외교·안보분과,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선에 더해 7개 분과 인수위원 인사를 마무리 한 것이다. 앞서 기획·조정분과에는 추경호(간사)·이태규·최종학, 경제1분과에는 최상목(간사)·김소영·신성한, 외교·안보분과에는 김성한(간사)·김태효·이종섭, 정무·사법·행정에 이용호(간사)·유상범·박순애 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임명된 인수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서울 출생’, ‘서울대 출신’, ‘5060 세대’, ‘아이비리그 박사’라는 키워드가 잡힌다. 인수위원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서울대 출신이 많다는 점이다. 전체 24명의 인수위원 가운데 13명이 서울대 출신이며 외교·안보분과를 제외하면 모든 분과에 서울대 출신이 포함됐다. 특히 경제1·2분과는 7명의 구성원 가운데 6명이 서울대 출신으로 경제1분과는 최상목(법학·82학번), 김소영(경제학·86학번)·신성환(경제학·81학번) 등 모두 서울대 출신이고 경제2분과도 이창양(정치학·81학번), 왕윤종(경제학·81학번), 고산(수학·96학번)으로 서울대 출신이다.

기획·조정분과의 최종학(경영학·86학번) 위원이 서울대를 졸업했고, 정무·사법·행정분과에서는 이용호(산업공학·78학번), 유상범(법학·84학번) 위원이 서울대 출신이다.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도 김창경(금속공학·78학번), 남기태(재료공학·96학번) 위원이 동문이고, 사회·복지·문화분과에서도 안상훈(사회복지학·84학번), 백경란(의학·81학번) 위원이 서울대를 나왔다. 고려대(추경호·김성한)와 연세대(박순애·신용현) 출신이 각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출생 인사가 많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 24명의 인수위원 가운데 11명(최상목·김소영·신성환·왕윤종·김성한·김태효·김창경·안상훈·백경란·김도식·신용현)이 서울 출신이었다. 경기·인천 출신은 2명(이태규·왕윤종)이었다. 영남권 출신 인사들로는 고산·박순애(부산), 박성중(경남 남해), 임이자(경북 상주), 이창양(경남 고성), 이종섭(경북 영천) 등이었고, 호남·강원권 출신 인사로는 각각 이용호(전북 남원), 유상범(강원 영월)이 유일했다. 최종학 위원과 남기태 위원은 출생지를 밝히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가장 많이 방문했던 충청 지역 인사는 포함되지 못한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24명 중 22명이 ‘5060세대′…남성 위원 비중도 88.3%

연령별로는 5060세대가 주로 포진했다. 전체 위원 가운데 50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0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위원 24명 가운데 22명이 5060세대인 셈이다. 고산·남기태 위원 두 사람이 40대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고령 위원은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인 박성중 의원(64)이었고, 최연소 위원은 같은 분과의 남기태(45) 위원이었다. 인수위원의 평균 연령은 57.6세였다. 애초 윤 당선인 측이 ‘청년 인수위원 임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큼 경선 기간 동안 청년 구애를 폈지만, 인수위원에 2030 청년층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 행정관료 출신 인수위원은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인 최상목 위원과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 출신 이창양 위원 2명에 불과하다.

성별로 보면 남성 위원이 20명으로 83.33%였고, 여성 위원은 4명(16.66%)에 그쳤다. 여성 위원으로는 박순애·임이자·백경란·신용환 위원이었다. 이 중 신용환 위원은 인수위 대변인으로 임명되며 별도의 분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직업별로는 현직 교수 출신이 절반에 가까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분과별로 교수 출신이 최소 한 명씩은 포함되면서다. 현직 국회의원이 5명으로 뒤를 이었다.

교수 출신이 절반에 이르다보니 ‘아이비리그 인수위’가 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24명의 인수위원 가운데 박사 학위를 받은 위원은 16명이다. 이 가운데 이창양(하버드대), 왕윤종·김소영(예일대), 최상목(코넬대) 위원이 ‘아이비 리그’라고 불리는 미국 동부 8개 명문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매사추세스공과대)에서 박사를 받은 위원도 2명(김창경·남기태)이었고, 신성환(메사추세츠대), 김성한(텍사스대), 김태효(시카고대), 박순애(미시간대), 최종학(일리노이주립대) 위원 등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백경란·고산), 카이스트(유웅환)도 있었고, 스웨덴 웁살라대(안상훈)도 있었다.

이러한 인수위 인사 결과는 “실력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로 국민께 성과를 내겠다”는 인사 원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인사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실수하지 않을, 아마추어가 아닌 인재를 구하고 함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통합과 포용의 정부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