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공약 작업을 주도하는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이 16일 출범했다. ‘제조업 AI 대전환’과 ‘에너지 공급망 혁신’을 양대 축으로 하되, 34개 분과로 정책을 세분화해 산업 경쟁력을 육성하는 게 골자다. 대규모 재정은 정부 주도의 펀드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유종일 성장과 통합 상임공동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종일 성장과통합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다시 빛나는 대한민국, 성장과통합’ 출범식에서 “AI 기반 기술혁신과 에너지 대전환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정책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장과통합은 집권 비전으로 ‘3·4·5 성장 전략’(3% 성장률·4대 수출강국·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을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 출신인 유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서민 부채 탕감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빌리은행의 은행장을 지냈다.

유 대표는 “제조업을 혁신해야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AI 대전환을 전 산업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면, 성장 과정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그 과실을 분배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첨단 과학기술 주력산업 분야 기술 개발·인재 육성·투자에 정부와 민간기업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A2G 퀀텀 프로젝트’도 제안했다.

유종일, 허민 성장과 통합 상임공동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특히 이 전 대표가 ‘중도층 견인’ 핵심으로 꼽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시장원리에 어긋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가리킨 발언이다. 유 대표는 “시장과 맞서 싸우는 정책은 좋은 의도로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과거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 알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저층 주민센터·문화센터 등 공공시설을 주상복합 형태로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고 ▲대학 캠퍼스 부지에 청년 전용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허민 상임공동대표는 “수도권 100여개 대학과 지방 거점 국립대학 부지를 활용해 학생 주거를 해결할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창립 회원수만 500여명인 ‘성장과 통합’은 각 분야 학자 및 전직 관료가 주축이 된 집단이다. 싱크탱크에서 이 전 대표의 대선 공약 밑그림을 그리면, 당 정책위원회가 최종 검토해 선별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민석·전현희·이언주 최고위원과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등 지도부,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과 정성호·안도걸 의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