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가격이 내렸지만 수입가격이 더 크게 내린 영향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3년 8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8%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값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100 이하라는 것은 수입품에 비해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수가 높아질수록 교역조건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수출가격이 하락(-8.9%)했지만 수입가격이 더 크게(-12.8%) 내리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됐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수입가격 하락 배경에는 국제유가 기저효과가 자리잡고 있다.

유성욱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에도 전년 동월 대비로는 유가 하락 여파가 남아있다”라며 “광산품 수입액 감소와 석유화학 수출액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해 산출하는 지수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수출물량지수가 하락했지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승해 소득교역조건이 개선됐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8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6% 내렸다. 운송장비와 화학제품이 늘었지만, 석탄 및 석유제품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출금액지수는 9.5% 급락했다. 반도체 가격 부진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석탄 및 석유제품 낙폭이 컸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늘었으나 광산품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감소하며 전년 동월 대비 12.1%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전기장비가 증가했으나 광산품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감소하며 전년 동월 대비 23.3%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