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0원 이상 뛰면서 한 달 만에 다시 1320원을 돌파했다. 밤 사이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의 긴축 의지가 확인되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4원 오른 1320.7원에 마감했다. 이날 4.7원 상승한 131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상승폭을 키웠고, 장중 한때 1321.1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달 15일(1326.1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FOMC 의사록 내용이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FOMC 의사록을 보면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잡힐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또 참석자들은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며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의사록을 내용을 토대로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0.5%p 인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이 당분간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졌고,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32% 상승한 106.825를 기록 중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원화 가치는 위안화 가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긴축 의지와 성장주 부진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