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따내며 수주 실적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한국은 효자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물량 전부를 독차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7월 총 19척의 선박, 116만CGT(총화물톤수)를 수주하며 상반기에 이어 세계 1위 수주 실적을 이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수주량 기준 55%, 수주 금액 기준으로는 57%를 점유한 것이다.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 12척, 컨테이너선 3척(1800TEU 피더급), 탱커 3척, 여객화물겸용선 1척을 각각 수주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 물량 전체, 친환경 선박 발주 물량의 81%를 따냈다.
대형뿐 아니라 중형 조선사도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대형 조선사는 305억2000만달러(누적)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액인 351억4000만달러의 87%에 해당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298억5000만달러 대비로는 2.2% 증가한 수치다.
중형 조선사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소형 컨테이너선과 탱커 등을 총 31척(24억6500만달러)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억5000만달러)보다 33% 늘어난 기록이다.
7월 말 기준 우리나라 조선사의 수주 잔량은 3586만CGT로 전년 동월(2850만CGT) 대비 26% 증가했다. 전 세계 수주 잔량 증가율 9.2%(9272만→1억126만CGT)를 크게 웃도는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중국은 12% 증가(3775만→4237만CGT)했고, 일본 13% 감소(1130만→986만CGT)했다.
지난달 전 세계적으로는 총 72척, 211만CGT(53억달러)의 선박이 발주됐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17척(전량 8000TEU 이하 중소형), 탱커 16척, LNG 운반선 12척(전량 대형), 벌커 11척, 기타 16척 등이다. 전체 발주량 중 우리나라 주력 선종인 고부가·친환경 선박의 비중이 높았다. 고부가선 비중은 49%, 친환경선 비중은 60%였다.
이 중 LNG 운반선의 경우 지난달 세계적으로 총 12척이 발주됐다. 올해 누적(1~7월)치로는 총 101척이다. 하반기 추가 발주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역대 최고 발주량을 기록한 셈이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2020년 11월 팬데믹의 영향으로 저점(125.06)을 기록한 이래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161.57을 기록함으로써 2009년 1월(167.11) 이후 16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박 건조 비용을 기준(100)으로, 선박 건조 비용을 상대적으로 나타낸 값이다.
산업부는 대형 LNG 운반선의 평균 선가가 척당 2억3600만달러로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2021년 12월(2억1000만달러)부터 8개월째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산업부는 “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LNG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수주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산업부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이 상당해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하반기에는 업체별 수익 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