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 방안을 서둘러 검토하라”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의 주문을 받은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 일부를 생략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막혀 5년 넘게 건설이 중단된 탓에 지금 법 체계에서는 과거에 이미 받았던 환경영향평가를 또 받아야 해서다. 이 경우 신한울 3‧4호기는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서둘러도 2030년까지 가동이 힘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월 29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의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28일 정부와 인수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신한울 3·4호 건설 재개와 관련해 일부 인허가 절차를 면제하거나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모든 원전은 건설에 앞서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후 5년간 착공하지 않는다면 재평가 대상에 오른다. 신한울 3·4호는 2016년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가로막혀 착공하지 못했다. 그 사이 환경영향평가 시효는 작년 8월로 종료됐다.

법에 따라 신한울 3·4호가 환경영향평가부터 다시 받는다면 2030년 전에는 가동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통상 평가 기간이 2년 남짓 이어지기 때문이다. 평가 이후 건설에 소요되는 5~7년의 시간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 절차까지 모두 고려하면 10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허가 절차 단축 방안으로 검토되는 아이디어 중 하나는 신한울 3·4호 주변에 건설된 신한울 1·2호기의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신한울 3·4호에 적용하는 것이다. 신한울 1·2호기는 지난 2011년 건설 허가를 받았다. 이 중 신한울 1호기는 현재 시운전 중이다. 올해 9~10월쯤 상업 운전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영향평가 재평가 면제 규정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르면, 원전 사업이 착공하지 않은 기간에 주변 여건이 경미하게 변했다면 승인 기관장 등과 환경부 장관의 협의 여부에 따라 재평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앞서 인수위 경제2분과는 이달 24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은 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절차적 방안과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과제를 조속히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인수위는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에너지 믹스’ 방안도 도출하라”고 지시했다. 원전 활용도를 높이고 재생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 18일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북 울진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울원전본부를 방문해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등 현재 건설 중인 원전 4기를 속도감 있게 완공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