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3.5년으로 직전 통계 대비 0.8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에서 유병기간을 뺀 건강수명은 66.3년으로, 같은 기간 1.9년 늘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에 따른 사망률이 20년 만에 약 50배 증가했다. 또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비만 유병률은 전년보다 4.0%포인트(P) 치솟았다.
통계청은 24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1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집계됐다. 기대수명은 2014년 81.8년, 2016년 82.4년, 2018년 82.7년 등으로 꾸준히 길어지는 추세다. 의료·복지 등의 발전이 기대수명 연장에 영향을 끼쳤다.
2020년 건강수명은 66.3년으로 나타났다. 건강수명은 2014년 65.2년에서 2018년 64.4년으로 줄었다가 이번 조사에서 다시 늘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는 17.2년이다.
기대수명이 늘었으나, 많은 이가 두려워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공포도 확대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사망률은 악성신생물(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등의 순이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죽는 사람은 20년 전보다 약 50배 늘었다. 인구 10만 명당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2000년 0.3명에서 2020년 14.7명으로 급증했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에 따르면 2015년 4678만 명이던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018년 5000만 명으로 3년 새 300만 명가량 증가했다. ADI는 치매 환자가 2030년 7500만 명, 2050년 1억3150만 명으로 계속 불어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국내 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86만3542명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0.33%다. 10명 중 1명은 치매라는 의미다. 이 숫자는 매년 가파르게 늘어 오는 2024년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많은 사람의 활동에 제약을 가져와 비만율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로, 전년 대비 4.0%P 증가했다. 비만 유병률은 2016년 35.5%에서 2019년 34.4%로 낮아졌다가 2020년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다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2020년 성인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4.0%로 전년보다 1.6%P 감소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2016년 47.8%에서 서서히 낮아졌다. 팬데믹 발생과 무관하게 우리나라 성인이 날로 몸을 덜 움직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