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물가가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최근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에 고(高)유가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수입물가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물가는 통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1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0.43으로 전월보다 4.8% 올랐다. 6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수 기준으로는 2013년 2월(130.83)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5.8% 뛰었다. 상승폭은 2008년 10월(47.1%)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다.

기름값 급등

지난달을 기점으로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은 국제유가가 수입물가를 밀어올렸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으로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81.61달러로 9월(72.63달러) 대비 12.4% 상승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0.1% 올랐다. 중간재는 석탄및석유제품, 제1차금속제품 등을 위주로 3.3%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전월대비 각각 0.3%, 0.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원유가 13.6%, 나프타가 13.2% 뛰었고, 유연탄이 10.1% 올랐다.

환율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3.9%, 전년 동월 대비 32.1%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통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6개월째 이어진 수입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달 들어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있어 11월 수입물가도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은현

국제유가 오름세에 힘입어 수출물가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달 수출물가는 1.6% 오른 116.18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3% 올랐다. 석탄및석유제품, 화학제품 등 공산품이 수출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공산품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1.6% 올랐다. 공산품 중에서도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석탄·석유제품은 12.3%, 화학제품은 2.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