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투자를 위한 방법은 투자 자산에 따라 디테일에 차이가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원칙이 있다. 부동산 투자라면 입지와 수요를 분석하고, 학군과 교통, 그리고 지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안목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주식투자라면 적어도 공시라는 언어를 이해하고, 그 숫자에 담긴 함의를 파악해야 투자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코인투자도 마찬가지다. 해당 코인의 기관 비중과 안정성, 통화로서의 기능성, 그리고 희소성 등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 무지성 투자는 곧 실패로 이어지는 것이 코인 투자다.
결국 모든 투자는 해당 분야에 대한 공부가 전제돼야 하고, 그에 따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수시로 흔들리는 시장 상황에서도 자신의 판단을 믿고 버텨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행태를 보면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투자 원칙 이외에 세 가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김남국식 투자 방식을 소개해 본다.
첫째, 본업보다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 국회 의정활동과, 방송 출연 등 바쁜 와중에도 김 의원은 계속해서 투자를 해왔다. 많게는 하루에 수억원씩 거래했다. 물론 김 의원은 대부분의 코인 거래를 한밤중이나 새벽시간에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면 낮 시간의 본업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둘째, 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는 매일 라면만 먹고, 구멍 난 양말을 신는 가난한 정치인 행세를 해왔다. 여기에 돈이 없다며 흙수저 청년들에게 후원금을 모금했다. 김 의원은 변호사 시절 “‘다음 달에는 100만원만 벌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며 살았다”며 본인의 검소함을 어필하기도 했다.
셋째, 푼돈 투자에도 진심이어야 한다. 김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코인 거래를 한 것에 대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래 금액은 고작 몇 천 원 수준이라고 했다. 상임위 시간에 왜 푼돈 투자를 했지란 생각을 할 수 있으나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본인의 투자 철학을 실천한 것일 수 있다.
사실 김 의원의 상황이라면 누구나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은 연 1억5500만원의 세비와 5000만원의 입법·특별 활동비를 받는다. 유류비와 야근 식대, 택시비 등은 별도다. 그러면서 후원금은 연 1억5000만원(선거 때는 3억원)을 거둘수 있다. 이 외에 국회의원으로서 받는 각종 혜택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매월 따박따박 세비가 들어오고, 뒷배가 든든하니 잡(雜)코인에 수십억원씩 투자할 수 있는 ‘야수의 심장’을 갖게 됐을 것이다. 여기에 흙수저 코스프레를 한번 하면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액 1위로 올라선다.
초기 투자 자금도 전세금 6억원을 빼서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수해 부풀린 돈으로 코인에 투자했다. 그리고 원금을 다시 빼서 전세금에 다시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이 미덕인 시대에 자신의 상황과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자산을 축적한 행동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래도 나랏일 하겠다며 국회의원이 된 사람에게 국민들이 넉넉하게 세비를 주는 이유는 본분에 충실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청년 국회의원이니, 코인에 투자하라고 저만큼의 세비를 줬을 리 만무하다.
올 초 우리나라를 뒤흔든 전세사기 사건으로 3명의 흙수저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흙수저 청년들은 왜 전세 보증금을 전부 코인에 투자하지 않았을까? 왜 전세 보증금을 주식에 투자해 돈 벌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때 전세보다 집을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몰랐을까? 정말 성실하게 일만 하던 흙수저 청년은 부자가 되는 방법을 몰랐을까? 한 청년의 유서엔 “난 의지할 부모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
김 의원은 억울해하는 듯하다. 법적으로 위법한 것이 없다며 잘잘못을 따지겠다는 식이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전세 보증금을 전부 잡코인에 투자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이 가능했을까? 그가 부자가 된 방법은 너무 이기적이고 위선적이다. 부자가 되고 싶어서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방법을 택했다면 최소한 욕먹을 각오는 하고, 국민의 이해까지 바라지는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해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모’에게 물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