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 모바일 이미지./넥슨 제공

“게임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이 게임이라면 해보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턱을 낮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난 17일 직접 체험해본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김동건 데브캣 대표의 소개처럼 초보자가 즐길 수 있을 만큼 난도가 낮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자동 이동 및 사냥 기능은 어두운 세계관과 복잡한 조작법 때문에 MMORPG에 장벽을 느끼던 초심자가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기존 마비노기 속 인물들과 지역도 등장해 향수를 자극하는 만큼, 원작에 대한 김 대표의 애정도 엿볼 수 있다.

◇ ‘나침반 기능’으로 자동 플레이… 초심자용 ‘MMORPG’

첫 화면에서는 캐릭터의 ‘직업’격인 클래스 계열을 고를 수 있다. 전사·궁수·마법사·힐러·음유시인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고 성별을 고르게 된다. 당장은 ‘견습’ 레벨로 시작하지만, 추후 전직도 가능하다. 이후 개인의 취향대로 캐릭터를 꾸미게 된다. 첫 클래스를 견습 마법사로 고르고, 현실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분홍색 양갈래 헤어스타일과 녹색 눈동자를 가진 캐릭터를 만들었다.

게임을 시작하자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여행을 하는 ‘나오’가 등장했다. 나오는 기존 마비노기 지식재산권(IP)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나오와 함께 말을 타고 옛 마을인 티르코네일에 도달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NPC(게임 속 캐릭터)의 안내에 따라 사냥터에서 늑대 떼를 소탕하고, 던전에 출몰하는 몬스터를 물리치며 레벨을 올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이용자와 협업해 적을 무찌르면 추가 보상도 획득할 수 있다. 또 ‘나침반’ 버튼 하나로 게임을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어 초심자로서 캐릭터를 키우는 데 부담이 없었다. 낚시, 요리 등 생활형 콘텐츠도 즐기면서 마비노기 모바일이 표방하는 ‘낭만’과 ‘여유’도 느낄 수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른바 ‘페이투윈(Pay to Win)’ 요소는 적었다. ‘페이투윈’이란, 아이템 구성에 따라 능력치가 극단적으로 높아져 과금을 유도하는 MMORPG의 특징이다. 원하는 의상이나 펫(반려동물)을 획득하고 염색을 하는 등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뽑기 형태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전투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자부터 신발까지 같은 계열로 맞추기 위해서는 10회가량 뽑기에 도전해야 해 과금 요소가 없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 몰입감 깨는 그래픽 ‘실망’… 모바일 조작도 어려워

기존 마비노기 이용자가 아닌, 신규 이용자 유입은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수준은 다른 MMORPG와 비교해 게임 몰입도가 떨어질 정도로 부족했다. 캐릭터 움직임과 표정뿐 아니라, 각 마을이나 숲 등 게임의 배경 그래픽도 지나치게 단순했다.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에 8년을 들였다. 투자한 금액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게임사의 트리플 A급 게임 개발비와 맞먹는 액수지만, 볼거리는 빈약했다.

모바일 조작 역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에 대해 이용자가 어디서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바일과 PC 버전 모두 체험한 결과 모바일에서는 캐릭터 반응 속도도 느리고, 이동 방향도 조절하기가 어려워 몰입감이 떨어졌다.

김 대표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조인트벤처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만든 게임”이라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비노기라는 장르가 있고, 마비노기 모바일이라는 새식구가 들어왔다고 생각해달라”라고 말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달 27일 정식 출시됐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바일 버전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김동건 데브캣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성남시 분당 판교 GB1타워에서 열린 '마비노기 모바일 시연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윤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