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급금 조회를 안내하는 세무 플랫폼 '삼쩜삼'의 광고.

부양가족이 있는 A씨는 2023년 세무 플랫폼 ‘삼쩜삼’에 가입했습니다. 그는 ‘환급금을 확인해보라’는 광고 메시지에 솔깃해 수수료 5만원을 지불하고 세금 38만원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러나 몇 달 뒤 A씨는 국세청으로부터 ‘부양가족 정보가 중복됐다’라며 환급금에 가산세까지 더해 43만원을 토해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A씨는 삼쩜삼에 항의했으나, 자신들의 잘못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삼쩜삼은 가산세 5만원을 물어줬지만, 수수료를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무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삼쩜삼’을 이용해 이른바 ‘숨어있는 환급금’을 받아냈다는 후기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종합소득세를 환급받지도 못하고, 수수료에 가산세까지 더 토해내야 했다는 이용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세청이 이러한 세무 플랫폼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세금을 더 뱉어내게 된 이용자들이 무더기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숨은 환급금’ 찾아준다 광고... 중개 넘어 조세 업무 관여가 문제

플랫폼은 보통 ‘중개’가 주사업 모델입니다.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이나 다방, 법률 플랫폼인 로톡도 국민이 어려워하는 복잡한 서류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본래 이들 플랫폼도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이용자들의 신뢰를 받으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쩜삼은 중개를 넘어 국가 조세 업무에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삼쩜삼이 자격증 없이 불법으로 세무 대리인 역할을 하면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고 주장합니다. 삼쩜삼은 이용자들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예상 환급액을 알려주고, 환급이 이뤄지면 실제 환급액의 10~20%를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그 과정에서 삼쩜삼은 이용자의 소득 수준 등 홈택스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습니다.

삼쩜삼은 ‘기타소득이 3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종합소득세 신고에 합쳐서 신고할지(합산신고), 따로 신고할지(분리신고) 선택해 신고할 수 있다. 이때, 낼 세금을 줄일 수 있거나 받을 환급금이 커지도록 유리한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라고 안내합니다. 이용자 정보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신고할지 삼쩜삼이 내부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판단해 준다는 것입니다.

삼쩜삼이 인기를 끌면서 종합소득세 환급 신청은 약 2배 늘어나 국세청 담당 직원들은 업무 마비 상태라고 합니다. 환급 신청 건수는 2022년 37만3000건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65만3000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이 이르면 올 상반기에 세무 플랫폼을 통한 소득세 부당·과다 환급 여부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세청은 경정청구에 따른 환급금을 추징하는 경우, 신고불성실 가산세는 부과하지 않고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번 국세청의 일제 점검으로 세금과 가산세를 추징당하는 많은 국민의 피해가 우려된다”라고 밝혔습니다.

◇ 끝나지 않는 세무 플랫폼의 ‘사법 리스크’

업계에서는 가산세를 추징당한 이용자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할 경우 세무 플랫폼 업체들이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이미 삼쩜삼 운영사 자비앤빌런즈는 지난해 허위과장 광고 및 법률위반 혐의로 한국세무사회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당한 바 있습니다. 2023년 개인정보위원회는 삼쩜삼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며 과징금 8억5000만원, 과태료 12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한국세무사회는 2021년 삼쩜삼 서비스가 ‘무자격 세무 대리’에 해당한다며 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를 고발했으나, 검찰은 무혐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권오현 숭의여자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통상 국세청에서는 적은 금액의 환급 신청은 자동으로 처리하고, 사후에 검증한다. 그 과정이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걸린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삼쩜삼 덕분에 당장은 돈을 돌려받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나중에 세금을 더 물게 됐을 때 세무 플랫폼이 그 책임에서 쏙 빠지니 기망행위로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세청에서 소명하라고 안내가 왔을 때 들이는 부담은 온전히 이용자의 몫”이라고 전했습니다.

IT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업무 과부하에 대한 책임을 세무 플랫폼에 전가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국세청 직원들이 급증한 환급 신청 건수를 감당하지 못해 이용자가 기재한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가산세를 내게 된 사례가 늘었다는 것입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삼쩜삼이 어려운 세금 업무를 간소화해 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라며 “세무 플랫폼뿐 아니라 홈택스를 써도 이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잘못 기입할 수 있다. 혁신으로 평가받은 서비스가 사기로 호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삼쩜삼이 저렴한 비용으로 세무 서비스를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라면서도 “이용자별로 전문가의 소견이 필요한 사례도 있는데, 책임성이 낮은 플랫폼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세청에서 이번 조사로 과잉 홍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플랫폼에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쩜삼 측은 이에 대해 “국세청의 성실신고 분위기 확립을 위한 노력에 공감하고 있다. 세무 플랫폼도 인적공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라며 “개인정보보호 관련해서는 개보위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