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에 대해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감안해서 보면 엄청난 감산은 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공급이 초과할 때는 ‘슬로우 다운’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너무 감산하는 것도 경쟁력 차원에서는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엄청난 감산을 하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며 산이 높으면 골이 깊어지는 현상이 벌어진다”며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에 수요 침체로 인한 공급 과잉이 심해지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공정 전환에 따른 감산을 진행 중이다.
또 박 부회장은 미국 지원을 받으면 10년간 중국 투자가 제한되는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아시아 집중을 완화하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작년 8월 발효된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은 미국 정부로부터 투자 관련 세액공제나 지원금을 받은 기업은 10년간 중국 공장에 첨단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았다.
박 부회장은” 다운 턴(하강 국면)에서 가진 저희의 투자 여력 등을 고려해서 동맹국과 팹(공장)을 건설하는 등의 옵션을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상수 같지 않으며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