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계 솔루션 기업 한싹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8900~1만1000원으로 공모가 상단 기준 165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보안업계 상장 선배인 시큐레터의 상장이 흥행한 만큼, 한싹이 훈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주도 한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한싹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싹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이뤄지는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9~20일 일반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총 공모주는 150만주이며,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이주도 한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모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인공지능(AI)에 투자하려고 한다”면서 “고급 인력 유치, 센터 설비 확장 등을 통해 클라우드 및 AI 보안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남아 및 중남미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싹은 1992년 설립돼 올해 31주년을 맞은 국내 대표 망연계 솔루션 전문업체다. 망연계는 보안 수준이 서로 다른 망분리 환경에서 보안영역과 비보안영역 사이의 데이터 전송을 위한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이외 패스워드 관리, 시스템접근제어, 계정관리 등도 한싹의 사업 영역에 속한다.

한싹의 IPO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좋은 편이다. 한싹의 업계 시장 점유율이 37%인 데다 최근 10년 간 역성장 없이 연평균 23%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해왔다. 전국 주요 지자체와 공공기관 및 국방, 금융기관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1100개 이상의 사이트에 납품해 국내 업계 최다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상장했던 보안업체 상당수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장했다면, 한싹은 매출과 수익 등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하는 점이 차별점”이라며 “10년간 꾸준히 연 20% 이상 매출을 늘려왔고 올해는 신제품 출시와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매출 확대로 성장폭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2020년 155억원이던 한싹의 매출은 2021년 184억, 2022년 219억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9억원이지만,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출연한 비용으로 인식된 16억여원을 포함하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2억원, 영업이익은 5억9000만원이다.

시큐레터가 최근 IPO 과정에서 흥행한 뒤 코스닥 상장 후에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한싹 상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공모가가 1만2000원이던 시큐레터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02.5% 상승한 2만43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전날에는 종가 기준 2만4950원을 기록했다.

상장을 준비 중인 보안기업들은 한싹의 IPO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 보안 업체 신시웨이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방식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사물인터넷(IoT) 보안칩 전문업체 ICTK도 이르면 올 연말을 목표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SK쉴더스가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보안기업들이 위축됐지만, 올해 들어 IPO에 성공한 기업들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형성됐다”면서 “보안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싹이 시큐레터의 흥행 흐름을 잘 이어받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