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메타)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가 반독점 소송과 내부 폭로에 잇따라 직면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메타의 핵심 수입원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강제 분리 가능성은 물론, 사용자 데이터와 윤리 의식을 둘러싼 비판이 고조되며 ‘저커버그 리더십’에도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반독점 소송 본격화…인스타·왓츠앱 분리되나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은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의 인스타그램·왓츠앱 인수를 둘러싼 반독점 소송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020년 처음 제기한 반독점 소송의 연장선에 있다. FTC는 메타가 인스타그램(2012), 왓츠앱(2014년)을 인수한 것이 경쟁사를 제거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하며 두 플랫폼을 분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저커버그는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서비스 인수는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투자였다고 반박 중이다.
마크 한센 메타 측 변호사는 “FTC가 10년도 더 전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인수를 승인했다”며 “이를 되돌리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에서 메타가 SNS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왓츠앱과 달리 페이스북은 성장세가 멈춰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내통” 전직 임원 폭로…윤리성 논란 불가피
저커버그에게 닥친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메타의 전 임원은 저커버그가 공산당과 은밀하게 내통했다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9일 ABC뉴스 등에 따르면 메타의 글로벌정책책임자로 6년간 근무했던 세라 윈-윌리엄스는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저커버그에 대한 폭로를 쏟아냈다. 그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메타의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이 대만·홍콩 이용자를 검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윈-윌리엄스는 “저커버그가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180억달러(약 26조원) 규모 사업을 추진했다”며 “나는 메타 임원진이 상습적으로 미국의 국가 안보를 저해하고 미국의 가치를 배신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회고록 ‘거리낌없는 사람들’(Careless People)을 통해 메타에 대한 폭로를 시작한 바 있다.
이에 실리콘밸리와 월가 안팎에선 메타의 저커버그 체제가 지속 가능하냐는 의문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테크 제국의 도덕적 파산”이라 표현하며 메타가 향후 외부 감시를 강화하고 리더십 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