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차기 총리로 취임이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타우러스 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대표는 13일(현지시각) 독일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에서 “유럽 파트너들은 이미 순항미사일을 공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동의 합의가 필요하지만, 합의가 이뤄진다면 독일도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사거리 약 300㎞인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과 사거리 약 250㎞인 영국과 프랑스의 스톰섀도(스칼프) 미사일 사용을 이미 허가받은 상태다. 여기에 사거리가 500㎞인 타우러스까지 사용할 수 있다면 전황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우러스 미사일은 유럽 각국 방산업체들의 미사일 사업부가 합쳐진 기업 MBDA와 스웨덴 방위산업체 사브가 공동 개발한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적의 전파 교란에 영향을 받지 않고 목표를 적중시킬 수 있는 정밀 유도 능력을 갖춘 전략무기로 평가된다. 480㎏ 탄두로 교량이나 지하 벙커 등 구조물을 파괴할 수 있다. 한국 공군도 2015년 타우러스 미사일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꾸준히 타우러스 미사일의 사용 허가를 요청해 왔지만, 올라프 숄츠 전 독일 총리는 확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해 왔다. 반면 메르츠 대표는 이런 숄츠 전 총리의 태도를 비판해 왔다. 다만 메르츠 대표의 연정 대상인 사회민주당(SPD)이 이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이 떨어져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메르츠 대표는 이에 대해 “심각한 전쟁 범죄”라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조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메르츠 대표는 또 “이것이 휴전하자는 상대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하는 짓”이라며 “언젠가 푸틴은 이 전쟁에 희망이 없음을 자각해야 하고, 그렇기에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메르츠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는 더 강경한 입장을 옹호하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을 더욱 악화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