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연맹(IFRC) 등 국제기구들이 미얀마 강진에 대해 최고 등급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WHO는 30일(현지시각) 800만 달러(약 117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WHO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긴급 대응 체계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3급 비상사태’로 분류했다”며 “미얀마 내 부상자와 외상 환자가 많고 의료 환경이 열악해 질병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기와 식수 공급 중단과 의료 접근성이 악화로 질병 발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외상 환자는 감염 및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 긴급 치료와 감염 예방을 위한 의료 지원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30일간의 긴급 의료 지원을 위해 8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FRC도 미얀마 강진 피해를 돕기 위해 1억스위스프랑(약 1669억원) 규모의 긴급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IFRC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모금 캠페인을 통해 “향후 24개월 동안 10만명(2만 가구)에게 생명 구호와 초기 복구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알렉산더 마테우 IFRC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이번 재난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기존의 취약성 위에 겹친 복잡한 인도적 위기”라며 “미얀마는 여전히 내부 이주민과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으며, 이번 지진으로 상황이 한층 더 악화했다. 국제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대담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IFRC에 따르면, IFRC 미얀마 지부는 자원봉사자를 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시작했으며 응급처치와 병원 전 치료를 제공하며 담요와 방수포, 위생 키트 등의 긴급 구호 물품을 배급하고 이동식 보건팀을 배치하는 등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WHO와 IFRC 모두 시간이 지체될수록 피해 상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커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즉각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이미 취약한 보건 시스템이 붕괴할 위험이 크다”고 했다. IFRC는 “기온이 오르고 있는 데다 몬순 시즌이 몇 주 안으로 다가와 2차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 명을 넘을 가능성이 71%에 달한다. 10만명 이상일 확률이 36%, 1만~10만명일 확률이 35%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