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내달 3~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32개 회원국 외교부 장관이 모여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다. 나토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도 초청됐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 이에 외교장관회의의 주요 의제는 방위비 지출 목표치 상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차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미국 유럽아프리카사령부를 방문해 “나토 국가들의 방위비가 최근 국내총생산(GDP)의 2%에 근접했지만, 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이고 나도 동의한다”고 한 바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NATO 로고. / 로이터

영국 연구기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방위비는 전년 대비 7.4% 오른 약 2조4600억 달러(약 356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각국 방위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9%에 그쳤다. 이에 IISS는 트럼프가 나토 회원국에 요구하는 ‘GDP 5% 증액’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해인 2014년 각국 GDP 대비 2%를 방위비로 지출하자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2023년 정상회의에서는 이 기준을 ‘최소 2%’로 바꿨다. 지난해 기준 32개국 중 23개국만 2%를 넘겼다. 폴란드는 GDP의 4.12%를 지출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미국은 3.38%다. 트럼프 행정부는 6월 정상회의 전까지 모든 회원국이 2% 기준부터 충족하고, 가이드라인을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우리는 6월에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까지 100%(모든 회원국이 GDP의 최소 2%를 방위비로 지출하는 것)가 필요하다”며 “그러고 나서 트럼프가 말한 대로 GDP의 5% 넘게 지출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또다시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의향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