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6일(현지 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자동차 관세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으며, 적어도 경쟁사들보다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다”면서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를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이번 관세가 완성차 중심으로 부과됐기 때문이다. 이날 백악관은 엔진, 변속기 등 주요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지만,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기준을 충족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한동안 무관세 상태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테슬라도 상당수의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의 조립만은 미국 내 공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모델 ‘모델 Y’와 세단 모델 ‘모델 3’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두 대의 전기차이기도 하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약 60%만 국내에서 조립한다. 포드도 전체 차량의 80%만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GM의 인기 SUV 모델인 쉐보레 블레이저 2024년형은 미국에서 생산된 엔진과 변속기를 사용해 멕시코 공장에서 조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 수혜에 대한 비판을 예상한 듯 이날 “(머스크와) 이해 충돌이 있을 수 있어서 우리는 (사업 관련) 대화를 하지 않는다”며 “그는 사업과 관련해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고, 그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는 나에게 전기차 의무화 정책과 관련해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생산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이 영향은 경쟁사 대비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백악관이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조립된 자동차의 미국산 부품은 관세에서 면제된다고 밝혔기 때문에 정확한 영향은 불분명하다”면서도 “GM의 쉐보레 이쿼녹스 EV와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모두 멕시코에서 생산되며, 테슬라보다 수입 부품이 더 많아 상당히 비싸질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자동차 기업 중에서는 폭스바겐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 아틀라스 SUV와 ID.4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지만, 제타 등의 세단 모델은 멕시코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는 미국 판매용 자동차를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폭스바겐의 포르쉐 역시 모든 자동차를 유럽에서 조달하고 있다.
다른 해외 기업들은 미국 내에 공장을 두고 있어 수입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를 일부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BMW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토요타는 켄터키와 다른 여러 주, 닛산은 테네시, 메르세데스-벤츠는 앨라배마, 혼다는 인디애나와 오하이오에 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도 앨라배마에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이날 조지아 공장을 준공해 전기차도 미국 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