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의 ‘인공지능(AI)·암호화폐 차르’로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명했다. 색스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온라인 결제 업체 페이팔을 거대 기업으로 키운 핵심 멤버를 뜻하는 ‘페이팔 마피아’ 중 한 명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데이비드는 미국 경쟁력의 미래에 중요한 두 가지 분야인 AI와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정책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이들 분야에서 미국이 확실한 글로벌 리더가 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색스는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도 이끈다.
AI·암호화폐 차르는 기존에 없던 직책이다. 해당 직책이 신설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색스가 암호화폐 산업이 요구해 온 명확성을 확보하고 번창할 수 있도록 법적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다만, AI·암호화폐 차르가 행정부 정규직인지는 불분명하다. 색스는 과거 NYT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부에서 직책을 맡을 경우 현 벤처캐피털에서 떠나야 하기에 정규직 직책을 원치 않는다”고 한 적이 있다.
색스는 머스크 외에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창업자와 함께 페이팔 마피아로 불린다. 이후 색스는 2008년 기업용 소프트웨어 ‘야머’를 설립했다. 그리고 창업 4년 만인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12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회사 ‘크래프트 벤처스’를 창업했다.
색스는 스탠드대 재학 시절부터 공화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2020년 보수 성향의 팟캐스트인 ‘올인(Allin)에 출연하면서 보수층의 공감을 샀고, 일부 기술·정치 고위층 사이에서 유명인이 됐다. 지난 6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트럼프를 위한 모금 행사를 주최했고, 7월에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