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제조되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2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이 한 달 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이런 발언을 내놓는 것은 현재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조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자동차가 판매되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는 것은 (관세) 200이든 500이든 상관없다는 말”이라며 “그들이 자동차를 단 한 대도 팔 수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나는 그들이 우리 자동차 회사에 피해를 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이전에 대통령으로 재선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입 자동차와 트럭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200이라고 한 것은 (단지 높은) 수치를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며 “나는 그들의 차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팔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국경 너머에 공장을 짓고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팔아 디트로이트를 더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2016년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9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멕시코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차량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언급하는 것은 중국 자동차에 대한 제재의 연장선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업체들이 관세를 피하려고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 한다며 경고했다. 또 트럼프의 명령에 따라 2018년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면서 미국 관리들이 미국 내 지역화된 자동차 제조 부문을 더 많이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조항을 추가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껏 쭉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위협해온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경고하며, 필요하다면 100% 2000%는 물론 100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참모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취임 즉시 대규모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월가의 투자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차 자동차 관련 관세를 강조하는 것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를 공략하려는 데 배경이 있다고 미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스트벨트의 경합주의 노동자 계층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입지가 높지 않다며 이 지역의 경합주가 대선의 승패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스트벨트에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등 세개의 경합주를 포함해 61석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다. 그간 러스트벨트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뒤쳐져 왔지만 최근 조사에서 우위가 뒤집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미국교사연맹(AFT) 등으로부턴 지지를 얻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해온 미국 최대 운송 노조 팀스터스(Teamsters), 국제소방관협회(IAFF) 등의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