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센터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8일 ‘2024 한-아세안 무역 투자 라운드테이블’을 공동 개최했다. 위 행사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디지털 격차와 같은 글로벌 도전 속에서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디지털 전환과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위 행사에서는 ‘한-아세안 연대구상 (KASI)’,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 (AKFTA)’ 등 한국과 아세안을 둘러싼 주요 이슈들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다.
올해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작년 9월에 개시한 ‘아세안 디지털 경제 프레임워크 협정에 대한 협상(Negotiations on the Digital Economy Framework Agreement, DEFA)’을 주축으로 양 지역 간 디지털 전환과 공급망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다뤘다.
개막식에는 김재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의 개회사와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딴신(Thant Sin) 주한 미얀마대사(주한 아세안대사단 의장)와 주아세안대한민국대표부 이장근 대사가 축사를 전했다.
김재신 사무총장은 “한국과 아세안이 대화 관계를 수립한 것이 35주년을 맞았다”며 “특히 자국우선주의 기조의 심화로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통상환경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협력을 다지고 양 지역의 대외 전략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 전략 구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딴신 대사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긴밀한 협력을 앞으로 더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라며 “한국은 아세안은 서로에게 중요한 파트너로서 앞으로도 협력해 디지털 전략 등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개막식에 이어 아세안과 한국의 입장에서 바라본 세계 경제전망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삿빈더 싱(Satvinder Singh) 아세안사무국 경제공동체 사무차장과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이 기조 연사로 각각 나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지는 첫 세션에서는 ‘공급망 협력’을 주제로 아세안 국가들의 대학교수, 산업연구원, 그리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소속 전문가 패널 4인의 토론 자리도 있었다.
켕린 소(Keng Lin Soh) 모나쉬 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야기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익, 환경 등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야 우란 사리(Dyah Wulan Sari) 아이를랑가대 경제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등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내 위기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과 아세안이 이전부터 맺어 온 협약 등을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두 번째 세션은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세션 내 마련된 토론에서는 ▲아세안디지털경제기본협정(DEFA), ▲디지털 경제(Digital Economy), ▲정보 격차(Digital Divide) 등에 대해 다뤘다.
민혁기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통상전략실 연구위원은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사이에 디지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연구위원은 “급속도로 전개되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세계 경제는 급변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무역량도 크게 늘고 있다”며 “아세안과 한국의 디지털 협력을 통해 디지털 경쟁 속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고영경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교수는 “현재 아세안 내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은 2023년 기준으로 52개다”라며 “디지털 전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의 과제를 해결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