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정파 알카삼 여단 소속 전사들이 지난 7월 19일 가자지구 중부 국경 인근에서 2014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1주년을 기념하는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9일(현지 시각)까지 양측에서 최소 1100명이 숨지고 2100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 시각) 단행한 기습작전에는 하마스가 보유한 로켓과 동력 패러글라이더, 드론 등이 동시에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스는 1987년 창설된 군사 조직을 갖춘 이슬람 조직으로 1920년대 후반 이집트에서 창설된 수니파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에서 파생됐다. ‘하마스’라는 단어는 ‘하라캇 알 무카와마 알 이슬라미야’라는 이슬람 저항 운동을 뜻하는 아랍어의 약어다. 미국 워싱턴연구소는 하마스 전투원이 1만5000~1만6000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2000명이 핵심 전투부대인 이즈앗딘알카삼여단(IDQB) 소속으로 공격부대인 포병과 방어부대 역할을 하는 보병부대로 추정하고 있다.

하마스는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가자지구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마스는 다른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정당과 저항조직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이 점령자이며 팔레스타인 영토를 해방시키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불법적인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과거 평화회담을 거부한 이유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하마스는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이의 평화 협정인 오슬로 협정에 반대했다.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평화 계획에 여러 차례 실패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마스는 최근 수년 새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이어왔다. 미국과 유럽연합,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의 배후라는 의심을 받은 이란 정부는 주유엔 이란대표부를 통해 “우리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난 4월 21일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성지인진 알아크사 모스크가 있는 건물에서 이드 알 피트르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하마스는 이번 작전에 들어가면서 작전명을 ‘알아크사 홍수’라고 명명했다.

알아크사는 아랍어로 ‘최고의’라는 뜻으로 동예루살렘 성지 밀집지인 옛 시가지에 있는 구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슬람교도에게는 ‘알 하람 알 샤리프(고귀한 성소)’로, 유대인에게는 ‘성전산’으로 알려진 이 지역은 수백 년간 이슬람교와 유대교에서 가장 존경받는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금은 이슬람이 예루살렘을 함락한 후 7~8세기에 걸쳐 세워진 이슬람 초기 사원인 ‘바위돔’과 알아크사 사원이 있다.

100여 년 전에 체결된 합의에 따라 현재는 이슬람교도만이 이 건물에서 기도할 수 있다. 이슬람교도가 아닌 방문객은 특정 시간에 단지의 특정 구역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도들은 계속해서 이곳에서 유일한 숭배자가 될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고 점점 커지는 극우 유대인 운동과 이스라엘 극우 정부의 활동으로 유적지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마스도 이번 공격을 시작하면서 “성지를 방어하기 위해 토요일에 알아크사 폭풍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지역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곳으로 자리를 잡아 왔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군 사이에 충돌이 자주 발생하고 있고 이스라엘 경찰은 지난해 여러 차례 사원에 진입하는 등 갈등을 키웠다.

국제 사회는 대부분 이 지역을 점령지로 간주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이곳을 미래 독립 국가의 수도로 원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에서 요르단으로부터 이곳을 빼앗은 뒤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을 통합한 진정한 수도로 보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