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달 7일부터 10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다고 로이터 통신과 ABC 뉴스 등 주요 외신이 백악관 발표를 인용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6월 22일(현지 시각)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중국의 1조원대 규모의 경제 영토 확장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대한 견제에 나설 전망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은행(WB) 및 국제통화기금(IMF)에 개혁을 촉구할 것”이라며 “(이들 기구는) 중국의 강압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대출에 맞서 개발 지원 및 자금 조달 차원에서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러 국가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직면해 우리(미국)가 지원을 강화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듣고 있다”며 “(G20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WB및 IMF를 포함한 은행 기구들의 현대화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관련해 강압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대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대안을 (미국이)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세계은행 등 다자 개발은행의 은행의 역할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현대화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국)가 남아공에서 자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중이 아프리카 등 전세계 개도국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해외 차관 규모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2011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구제금융은 2021년 405억 달러(약 52조6000억원)로 40배 이상 증가했다. 저개발 국가의 기반시설 구축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자금 투입은 돈을 빌린 국가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부채의 덫’으로 돌아왔다.

결국 개발도상국들은 핵심 이권을 중국에 넘기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부채와 올가미 협정”이라고 비판했었다. 일대일로 사업으로 개발도상국들이 사실상 중국의 경제식민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