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2019년 말 발생한 코로나19 원인으로 중국 우한 연구소 실험실을 지목했지만, 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7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정확히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직 미국 정부가 합의를 이룬 것은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시작된 곳을 밝히기로 결심했지만, 행정부 내에서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 당국과 다른 정부 기관이 아직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에너지부가 우한 기원설에 힘을 실은 것과 관련해서 언급을 거부했다.
WSJ은 전날 미 에너지부가 중국 우한 연구소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누출된 것이 코로나19 원인이라는 내용을 담은 비밀 보고서를 백악관과 의회 주요 인사에게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미 에너지부는 코로나19의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 우한 연구소 누출설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코로나19의 우한 기원설을 지지하고 있다.
FBI, 에너지부와 달리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인간이 자연적으로 전염됐다고 본다. 이외에 미 중앙정보국(CIA) 등 2개 정보기관은 아직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미국 내부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의견이 나뉜 상태다. 공화당은 중국 우한 발생설을 지지한다. 이와 관련해 미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의장인 마이크 갤러거(공화, 위스콘신) 하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에 코로나19 정보를 기밀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중국 우한 연구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있기 전까지 중국 관련 과학자에게 제재 등을 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의 기원은 과학적 문제로 정치화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2021년 초 중국을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이들은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다”며 “권위 있는 과학적 결론”이라고 말했다.
WHO 조사팀은 코로나19 우한 기원설을 조사하기 위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포함해 4주 동안 중국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WSJ는 “코로나19 기원이 불분명한 것은 부분적으로 중국이 WHO 조사팀에 제한을 가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과학자와 정부 관리들은 (WHO 조사팀에)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근본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