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 시각)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4.25~4.50%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앞서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한 이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 것이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간다고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이에 따라 기준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의 예상을 뒤엎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정리한다.
◇ 파월 “연착륙 여전히 가능”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착륙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파월 의장은 “아니요.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연착륙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우리가 경기 침체를 겪게 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 파월 “인플레이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지난 두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것은 좋지만,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이전에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몇 가지 징후를 더 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완화될 것이라고 지속해서 기대해왔다”고 덧붙였다.
◇ 파월 “인플레이션 하락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 없다”
파월 의장은 “역사적 경험은 너무 이르게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우리가 아직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 정책 스탠스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그래서 우리는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내년에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임을 보여준다.
◇ 파월 “서비스 물가상승률 올라가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파월 의장은 서비스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우려했다. 서비스 물가가 올라가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 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할 수도 있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한동안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예상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연준은 2023년에 금리를 5.1%까지 인상할 전망이다. 이 전망은 연준이 9월에 예상한 4.6%보다 높다.
◇ 파월 “인플레이션 하락 확신을 위한 증거 더 필요”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고 2023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한 것이 근거다. 11월 CPI는 지난해 12월(7.0%) 이후 최소폭 상승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7.3%도 하회했다.
파월 의장은 CPI 지수 언급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쳐 가격 압박이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 파월 “2월 금리 인상 수준, 앞으로 데이터에 달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유지할지 더 늦출지에 대한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속도가 아니며 이는 2월에도 적용된다”며 “들어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2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