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가 이틀 만에 70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대표 숏츠(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샤오훙수를 대안으로 삼은 ‘틱톡 난민’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인들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 몰려들면서 양국 간 민간 교류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다만 샤오훙수가 중국 내수 시장에 특화돼 있는 데다, 콘텐츠 검열도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어 미국인들이 샤오훙수에 정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16일 중국 경제매체 신랑재경에 따르면, 샤오훙수 내부 소식통은 지난 14~15일 이틀간 신규 사용자가 7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부분 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리서치기업 센서파워는 이번 주 샤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샤오훙수는 이러한 수치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샤오훙수는 사진과 숏츠 공유에 특화된 SNS다. 미국에서 샤오훙수 이용자가 급증하는 것은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조만간 금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미 의회는 지난해 4월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틱톡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매각 시한인 19일부터 틱톡이 미국 내 서비스를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법에 따르면 앱을 새로 다운받는 것은 막히지만, 이미 설치돼 있는 앱은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업데이트가 어려워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저하되고 결국 작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틱톡은 틱톡 금지법 시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미 연방대법원에 제기한 상태지만, 미국 현지 언론들은 연방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한 상태다.
이에 미국 틱톡 사용자들은 그 대체제로 샤오훙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중국판 틱톡 ‘더우인’이 있지만, 이는 중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틱톡을 대신하기 어렵다. 샤오훙수에서 ‘tiktokrefugee(틱톡 난민)’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의 총조회수는 이날 현재 7억회를 돌파했다. 미국 CNN은 “많은 미국 사용자들이 워싱턴의 틱톡 (금지) 움직임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가입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1억7000만명에 달한다.
미국인이 샤오훙수로 몰려오면서 ‘미중 교류’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미국인은 “미국에 대해 무엇이 알고 싶나”라며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동영상을 올렸는데, 18만회의 ‘좋아요’와 3만2000개의 댓글을 받았다. 영어에 능통한 중국인들은 “샤오훙수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샤오훙수 이용법 영상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샤오훙수 원주민들은 새로운 틱톡 난민을 받아들였다”며 “일부 중국인들은 미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연결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며 환영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미국 내 샤오훙수 열풍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일단 샤오훙수가 중국 내수 시장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영어 자동번역 기능이 없고, 콘텐츠도 대부분 중국어로 돼 있다. 여기에 중국 특유의 ‘콘텐츠 검열’도 미국 사용자에겐 낯선 부분이다. 샤오훙수를 연구했던 잉인 말레이시아 사이버자야대 연구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는 다르다”라며 “이 플랫폼 내에는 금지된 주제가 많다”라고 WP에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별명을 비롯해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용어나 관련 토론을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