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오는 8일(현지시각) 미국 3대 주가지수 중 하나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 편입된다. 그동안 지수에 포함돼 있었던 인텔(Intel)은 제외된다. 로이터, CNBC, CNN 등은 “반도체 산업의 지형이 격변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를 운영하는 S&P 다우존스는 공식 성명에서 이 같이 밝혔다. S&P 다우존스는 “반도체 산업의 대표성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서 이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1999년 반도체 기업 최초로 지수에 편입됐지만 25년 만에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이번 지수 편입 기업 변경은 엔비디아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인텔은 하락세인 것을 반영한 조치다. 엔비디아 주가는 작년 240% 오른 데 이어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도 170% 넘게 뛰었다. 시가총액은 3조3000억달러(약 4555조원)로 미국 상장 기업 중 애플 다음으로 크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관련 업무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 등에 납품한다. AI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엔비디아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인텔은 작년 70% 넘게 올랐다가 올 들어서는 50%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989억94000만달러(약 137조8000억원)다. 컴퓨터에 들어가는 PC 칩 선두주자였던 인텔은 AI 분야에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1만6500명의 직원을 줄이고 부동산을 일부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30개만 들어가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미국 3대 주가지수 중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엔 들어가 있지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엔 빠져 있다. 인텔은 3대 지수 모두 편입돼 있다. 편입 기준은 개별기업 주가다. 30개 기업의 주가를 모두 더한 뒤 기업 수를 나눠 전 거래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주가지수를 계산한다. S&P500지수를 포함한 주요국 주가지수가 시가총액을 가지고 주가지수를 산출하는 것과 다르다. 1일 기준 엔비디아의 1주 가격은 135.37달러, 인텔은 23.20달러다.
미국 주가지수 편입 여부는 전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 주가지수를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장 많이 추종하는 게 미국 주가지수이기 때문이다. 영국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Susannah Streeter) 자금시장팀장은 로이터에 “인텔로서는 평판에 타격을 입게 되는 변화”라며 “인텔은 ETF에 포함되지 않는 회사가 되므로 주가에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