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개월 만에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을 사수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쏟아낸 경기 부양책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제조업 PMI가 50.1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49.9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전월 기록한 49.8보다 0.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PMI는 기업 구매담당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되는 경기선행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이라는 뜻이다.

이로써 중국 제조업 PMI는 4월(50.4) 이후 6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재진입했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49.5)부터 올해 2월(49.1)까지 5개월 연속 경기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다 3월 50.8을 기록했다. 4월엔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하긴 했지만, 상승세가 둔화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5월(49.5) 경기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고, 지난 9월까지 5개월간 기준선인 50 아래를 맴돌았다.

중국 제조업 PMI 추이./중국 국가통계국 캡처

다만 기업 규모별로 보면 경기 훈풍이 비껴간 곳도 있었다. 대형기업의 경우 PMI가 전월 대비 0.9포인트 오른 51.5를 기록했다. 중형기업은 49.4로 여전히 위축돼 있긴 하지만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소형기업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전월 대비 1.0포인트 급락한 47.5에 그쳤다.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개 하위지수는 모두 전월 대비 개선됐다. 다만 확장 국면 진입 여부는 갈려 여전히 회복세가 단단하지 않다는 점을 나타냈다. 생산지수(52.0), 신규수주지수(50.0)는 기준선을 넘겼다. 하지만 원자재재고지수(48.2), 고용지수(48.4), 공급업체 납품시간 지수(49.6) 등은 50을 밑돌았다. 기타 세부 지표 중 신규수출주문 부문 역시 9월 47.5에서 10월 47.3으로 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수출을 떠받치는 글로벌 수요가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과 서비스업 활동을 측정하는 비제조업 PMI는 10월 50.2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지만, 시장 전망치(50.3)는 소폭 하회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서비스업이 0.2포인트 상승한 50.1을 기록하며 견인했다. 건설업은 50.4로 기준선을 넘기긴 했지만, 전월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10월 PMI가 개선된 것은 일련의 경기부양책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오칭허 수석 통계학자는 “새로운 정책 패키지가 도입되고 기존 정책이 점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중국 경제 활동이 10월 반등하고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5% 안팎’ 달성이 어려워지자 지난 9월 말부터 이달까지 은행 지급준비율·주택담보대출·기준금리 등의 인하, 특별채권 발행, 부동산 개발업체 지원 강화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낸 바 있다.

린 송 ING은행 중국 수석 경제학자는 “경기 부양책이 외부 수요 약화를 상쇄할 수 있는 국내 수요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경기 부양책은 중국 경제가 올해 공식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최근의 조치들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을지 몰라도, 일부 경제학자들은 성장 둔화를 멈추기 위한 중국 정부의 긴박한 입장 변화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