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다이어트 치료제’, ‘체중 감량 주사’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오젬픽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최근 도마에 올랐다. 오젬픽은 국내에서도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당뇨병 치료제이자 체중 조절 주사제인데, 오젬픽의 부작용이 돌이킬 수 없고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오젬픽을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젬픽 바디’를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오젬픽 바디는 오젬픽을 사용해 살을 빼려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을 일컫는 말인데, 빠른 체중 감량 속도에 피부가 적응하지 못하고 살 처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피하지방이 가장 먼저 손실되면서 엉덩이 부위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 부작용이 나타난 이들은 엉덩이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2035년 전 세계 성인의 절반 이상이 비만일 것으로 추정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와 노보노디스크 공동 연구진은 뇌 부위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OP-216'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5일자에 발표했다./픽사베이

◇오젬픽으로 단기간에 빠진 체중, 원치 않는 곳까지 감량

헐리우드의 유명인인 킴 카다시안의 주치의 사이먼 오우리안은 공개적으로 오젬픽 사용에 대한 경고를 남겼다. 피부과 전문의인 그는 오젬픽을 사용해 단기간에 살이 빠르게 빠진 환자들에게서 엉덩이가 쪼그라들고 온몸의 피부가 처지는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흉하게 처진 몸을 가리기 위해 오젬픽 주사자들이 오히려 엉덩이에 필러까지 맞아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주의를 요했다.

엉덩이는 3개의 둔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약물을 이용해 살을 빼는 과정에서 충분한 운동과 고단백 식단을 유지해야지만이 근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오우리안은 스쿼트나 런지와 같은 근력 운동으로 처진 엉덩이를 되살릴 수 있지만 회복되는 데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피부 타이트닝 시술까지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 외
몸 구석구석에서도 살이 처지거나 패이는 현상이 오젬픽 사용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오젬픽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뺨이 움푹 들어간 현상을 오젬픽 페이스, 수축된 가슴을 오젬픽 가슴이라고 불린다.

오젬픽의 치명적인 부작용은 이 외에도 한가지 더 있는데, 바로 탈모다. 영국의 당뇨병 커뮤니티 ‘디아베티스’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이 오젬픽을 사용하면서 심각한 탈모를 경험하고 있다. 오젬픽을 사용한 여성들은 자신들이 살을 얼마나 뺐는지와 동시에 머리카락이 얼마나 많이 빠졌는지를 공유하며 오젬픽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아직 오젬픽과 탈모의 정확한 상관관계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학계에서는 오젬픽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촉발해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오젬픽 약물에 의해 영양이 결핍되면서 탈모로 이어진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젬픽의 영구 탈모 부작용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FDA는 “오젬픽과 여러 위험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잠재적인 안전성 문제는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주사제 오젬픽과 위고비. /연합뉴스

◇노보 노디스크의 또다른 주사제 위고비도 부작용 상당...“위험성 알고 처방 받아야”

머스크 덕분에 유명세를 얻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역시 부작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 뉴스(Nature News)에 따르면 2021년 위고비 사용을 시작한 환자의 60% 이상이 1년 이내에 약물 사용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부작용이었다. 위고비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로 위장관 관련 문제로, 구역질·구토·설사·변비·복통이 일반적이다. 또 드물게 췌장염, 저혈당증, 갑상선 종양,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4년 동안 약 17%의 환자가 위고비 복용의 부작용(주로 메스꺼움)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다.

더불어 위고비의 체중 감소 효과는 뚜렷하지만, 사용 중단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발표된 의학 논문에 따르면 약 800명의 참가자가 위고비 주사와 함께 식이요법, 운동, 상담을 받으며 약 4개월 동안 평균 체중이 10.6% 감소했지만, 이후 위약으로 전환한 뒤에는 일부 참가자들이 1년 후 체중이 거의 7% 다시 늘어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약 1년간 위고비와 생활 습관 변화로 참가자들이 평균 17.3% 체중을 감소했으나, 약물 중단 1년 후 감소했던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증가했다.

소비자들과 학계에서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이견이 많다. 부작용이 이렇게 심각할 줄 알았다면 맞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도 있는 반면,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작용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ABC뉴스는 환자들이 이 같은 체중 감량 주사제에 대해 전문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개인 별로 다르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반드시 확인하라고 권장했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생산하는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다. 두 약물의 주성분인 세마클루타이드를 덴마크의 작은 마을 칼룬보르그에서 생산해왔는데, 두 약물이 모두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마을 경제 부흥까지 이끌었다. 노보 노디스크의 지난해 매출은 2323억 덴마크 크로네로 전년 대비 31% 급증했다. 오젬픽의 매출은 957억 덴마크 크로네, 위고비는 96억 덴마크 크로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