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 여파로 명품 브랜드 구찌 판매가 급감하면서 구찌를 소유한 이탈리아 명품업체 켈링이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19일(현지 시각) 이후 파리 증시에서 케링 주가는 사흘 연속 빠지면서 시가총액만 90억달러(약 12조원) 빠졌다. 이처럼 켈링은 물론 오메가와 티쏘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와치그룹 등 여타 명품 브랜드도 중국 소비 지출 둔화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홍콩 침사추이의 구찌 매장 밖에 줄 서있는 사람들. / 로이터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달 동안 공식 웹사이트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포함해 중국 내 구찌의 온라인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구찌, 발렌시아가 등을 소유한 켈링은 매출의 약 절반을 중국에서 거둔다. 하지만 켈링은 지난 19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1분기 구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고 발표했고, 그 영향으로 주가는 20일에만 11.91% 빠졌다. 21일과 22일에도 각각 1.04%, 3.57% 하락했다.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구찌뿐만이 아니다. 롤렉스,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는 2023년 홍콩에서 두 자릿수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10월 초부터 판매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스위스 시계산업연맹은 2월 기준,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고, 홍콩으로의 수출도 같은 기간 1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홍콩 쇼핑객들이 스와치그룹이 소유한 매장에 방문하고 있지만,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돈이 있지만, 언제 어떻게 쓸지를 예전보다 깊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명품 브랜드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시장의 명품 판매 매출 증가율이 12%였으나, 올해는 한 자릿수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군다나 명품 소비는 순자산이 많은 개인이나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이 1000만위안(약 18억5000만원) 이상인 부유층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우미우 등을 소유한 프라다 SPA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