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시장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에 선을 긋고 나섰다고 CNBC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부모가 이집트계인 엘에리언은 1958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석사 학위를,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동 담당 부국장을 지낸 바 있다.
핌코 CEO 시절 ‘뉴 노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금융위기 직후 저서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 저성장과 미국의 경제 역할 축소 등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를 뉴노멀로 통칭한 것. 2003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투자자 로저 맥나미가 이 말을 처음 썼지만 개념화한 것은 엘에리언이었다.
핌코에서 300조 원의 운용을 총괄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단숨에 5조 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실력을 발휘해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이후 2년 동안 하버드대학기금(HMC) CEO를 맡아 대학 재산을 세계 최고로 만들었다.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글로벌개발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연준 부의장 후보에 올랐다. 이집트 총리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다.
이날 엘 에리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6월부터 세 차례 금리인하가 최선일 것”이라며 “두 차례 금리인하에 그쳐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을 지적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로 낮추는 마지막 단계가 가장 험난하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을 잡는 마지막 과정이 가장 어렵다는 것.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반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상품 가격을 일정 수준 아래로 유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서비스 인플레이션도 당분간 고착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만큼 연준도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역시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하가 아닌 인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인상 확률을 15%로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