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증시의 급등세를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7의 방향성이 곧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로 구성된 7개의 대형 기술주를 말한다. 1960년대 미국 서부 영화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 제목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영화 속 일곱 총잡이처럼 미국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7개 종목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이 처음 이 단어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픽=정서희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올해 매그니피센트 7이 없었다면 S&P500지수는 19% 상승이 아니라 8% 상승에 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미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무려 37%나 급등했다.

시가총액이 큰 7개 종목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지수를 견인한 것인데,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지수가 상승한 것에 대한 7개 종목의 기여도는 76%에 달한다”라고 평가했다. 연초 대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55% 상승했다. 아마존 주가는 71% 급등했으며 엔비디아는 무려 225% 폭등했다. 메타 주가도 155% 올랐다.

매그니피센트 7에 투자하지 않고서는 미국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들 주가 향방에 고정돼 있다. 월가에서는 대체로 매그니피센트 7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AI가 발전할수록 매그니피센트 7 주식도 덩달아 오른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AI에 대한 관심이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그니피센트 7 주식 전망도 긍정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해 오픈AI가 개발한 챗GPT(ChatGPT)로 촉발된 AI 붐은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매출을 1년 만에 3배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은 “내년에도 거대 기술주들이 S&P500의 나머지 종목을 계속 앞지를 것”이라며 “7개 종목의 순마진은 나머지 종목의 두 배에 달하는데 이와 같은 격차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현재보다 34% 오른 625달러로 제시했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분석가도 엔비디아 주가는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했다.

모두가 해당 주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이들 주식에 거품이 껴있다는 반론도 있다. 월가의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매그니피센트 7′과 1970년대 초에 주가가 급등했다 무너졌던 블루칩 50개 종목인 ‘니프티50′이 닮은 점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니프티50은 지난 1973년부터 1974년 약세장에서 급락하며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오래 가지 못함을 교훈으로 남긴 바 있다. 매그니피센트7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은 53으로 1972년 니프티50의 평균인 56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