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백만장자의 탈(脫)중국이 현상이 태국 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늘면서 태국 방콕에 위치한 국제학교 주가가 올해 들어 급등한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共同富裕·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내세우면서 불안감을 느낀 부자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 현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태국 방콕에 위치한 ‘싱가포르 방콕 국제학교(SISB)’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216%, 올해 들어서만 75% 상승했다. 전 세계 교육서비스 기업 주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싱가포르 방콕 국제학교 시장가치는 최소 5억달러로 뛰어올랐다.

지난 7일 '가오카오'로 불리는 중국 대학 입학 시험 첫날 시험장 앞에 서있는 학생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AFP 연합뉴스

싱가포르 방콕 국제학교 주가는 중국 유학생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학생 수는 전년 대비 약 25% 증가한 3284명이다. 전체 학생 중 유학생은 751명으로, 이 중 중국인이 68%를 차지한다. 방콕에 위치한 증권사의 한 분석가는 지난달 싱가포르 방콕 국제학교에 관한 보고서에서 “자녀의 국제학교 입학을 준비 중인 중국 부모들이 중국 당국의 서구 학교 시스템 제한으로 인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방콕 국제학교는 2001년에 설립됐다. 수학과 과학에 특화된 싱가포르식 교육 시스템을 운영한다. 미국과 영국식 커리큘럼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수업료는 캠퍼스 종류와 학생 나이에 따라 약 1만2400~2만800달러(약 1618만~2714만원)다. 국제학교 데이터베이스가 집계한 전 세계 국제학교 연간 평균 수업료보다는 낮다. 싱가포르 국제학교의 연간 평균 수업료는 2만1386달러(약 2791만원)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국제학교 수업료는 각각 4만3100달러(약 5625만원), 2만1758달러(약 2839만원)다.

캘빈 고 싱가포르 방콕 국제학교 최고경영자(CEO)는 “태국과 중국 남부지역은 지리적으로 가깝다”며 “싱가포르보다 생활비가 저렴해 중국인의 이주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