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기업이 중국 밖으로 사업을 이전하는 ‘탈중국’이 가속하면서 미국이 아시아에서 수입한 제품 중 중국 산 비중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 시각) 미국 컨설팅 기업인 커니(Kearney)가 연간 미국 무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커닝 리쇼어링 지수’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한 제품 중 중국산 비중이 50.7%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2013년(70%)과 비교하면 약 20%포인트(P) 하락했다. 커니는 “2023년 말까지 미국 수입 제품 중 중국 비중은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 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 신화=연합뉴스

중국산 수입이 줄어들면서 베트남이 수혜를 봤다. 미국의 베트남산 수입은 지난 5년 동안 두 배, 지난 10년 동안에는 세 배 증가했다. 미국인이 소비하는 아시아 제품 중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산도 늘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감소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방침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렸다. 이에 더해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중국 대신 베트남 등으로 생산공장을 옮겼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첨단 반도체를 놓고 중국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하면서 중국을 떠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인건비 증가, 지정학적 긴장, 인권 문제로 인해 기업들이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며 “제조업 중심지가 중국에서 동남아, 인도, 멕시코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